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안개는 벤치 아래 세 문을 찾았다
옅은 새벽의 돌마당에서 작은 안개 모라는 다리 넷의 주황빛 벤치 아래 세 공간을 차례로 지나고 싶다. 가운데로 살구빛 띠가 들어오자 모라는 벤치 뒤로 돌아간다. 앞에서 셋째였던 곳을 뒤에서 첫째로 지나온 뒤, 세 아치에는 옅은 진주빛 고리가 하나씩 남는다.
어느 작은 날에

모라는 벤치 아래 세 공간을 하나씩 지나고 싶었다.
옅은 푸른 새벽, 크림색과 푸른 회색 조약돌이 깔린 평평한 돌마당을 작은 안개 모라가 스르르 건넜다. 모라는 윗선에 둥근 봉우리 셋이 이어진 진주빛 안개였다.
모라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바닥에 놓인 큼직한 자두색 펠트 네모였다. 네모 바로 뒤에는 녹슨 주황빛의 낮고 넓은 나무 벤치가 서 있었다. 둥근 다리 넷 사이로 널찍한 아치 모양 공간 셋이 나란했다.
모라는 벤치 아래 세 공간을 하나씩 지나 다시 자두색 네모로 돌아오고 싶었다. 모라의 가느다란 꼬리가 첫째 공간을 향했다.

스르르. 모라가 첫째 공간으로 들어갔다.
스르르. 모라가 왼쪽 첫째 공간으로 반쯤 들어갔다. 차가운 조약돌 위에서 진주빛 몸이 길고 낮아졌다.

벤치는 문을 만든 적이 없다고 했지만 모라는 가운데 공간으로 향했다.
벤치가 나뭇결을 가볍게 울렸다. “누가 내 아래를 간질였지?” 모라가 꼬리를 한 번 말았다. “첫째 문을 지나고 있어.” 벤치가 말했다. “나는 문을 만든 적이 없는데.”
모라는 첫째 공간을 빠져나와 가운데 공간 앞으로 움직였다. 자두색 네모는 아직 벤치 앞에서 반듯이 기다렸다.

가느다란 아침빛이 가운데 길을 막자 모라는 펠트 네모로 물러났다.
그때 살구빛 아침이 가느다란 띠가 되어 가운데 공간을 가로질렀다. 모라의 앞쪽이 띠에 닿자 아주 얇아졌다.
모라는 다치지 않게 자두색 네모까지 스르르 물러났다. “둘째 문은 어디로 갔지?” 벤치가 대답했다. “앞에서만 찾았니?”

모라는 벤치 끝을 돌아 같은 세 공간을 반대편에서 보았다.
모라는 벤치의 둥근 오른쪽 끝을 돌아 뒤편으로 갔다. 늘 보던 공간 셋이 이번에는 반대 순서로 놓여 있었다.

앞의 셋째가 뒤에서는 첫째가 되었다.
모라는 뒤쪽에서 가장 가까운 그늘로 들어갔다. 앞에서 셋째였던 공간이 뒤에서는 첫째가 되었다. “여기도 첫째네.”

앞에서 온 안개 자국과 뒤에서 온 꼬리가 만나고 모라는 다시 벤치 앞으로 나왔다.
모라가 가운데로 몸을 굽히자 진주빛 꼬리가 부드러운 에스 자를 그렸다. 살구빛 띠는 벤치 아래를 떠나 바깥 조약돌로 옮겨 갔다.
가운데 공간에서 모라는 조금 전 남겨 둔 희미한 안개 자국을 만났다. 앞에서 온 꼬리와 뒤에서 온 꼬리가 잠깐 둥근 고리를 만들었다.
모라는 남은 그늘을 지나 다시 벤치 앞쪽으로 나왔다. 벤치가 낮게 웃듯 나뭇결을 울렸다. “이번에는 반대쪽이 간질간질했어.”

벤치 아래에는 옅은 안개 문 셋이 남았다.
세 아치 안에는 모라가 지나간 진주빛 고리가 하나씩 옅게 남았다. 어느 쪽에서 보아도 벤치 아래에는 문이 셋이었다.
모라는 자두색 펠트 네모의 가까운 가장자리에 몸을 낮추었다. 조금 높아진 아침빛은 벤치 윗면만 가늘게 덥혔다.
벤치가 물었다. “어느 쪽이 첫째 문이었지?” 모라의 봉우리 셋이 나란히 누웠다. “스르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