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가장 낮은 서랍에 저녁이 한 칸 남았다
늦은 오후의 종이병풍방에서 세아는 바닥의 네모난 저녁빛을 가장 낮은 서랍에 넣어 두고 싶다. 큰 파란 종이통도 종이판도 빛을 들어 옮기지는 못한다. 둥근 창의 덮개가 빛을 네 줄로 갈라놓자, 세아는 서랍 속 청록 천을 빛 쪽으로 길게 편다.
어느 작은 날에

세아는 네모난 저녁빛을 가장 낮은 서랍에 넣어 두고 싶었다.
늦은 오후, 종이병풍으로 둘러진 낮은 방에 세아가 서 있었다. 방은 계단 없이 한 층으로 이어졌고, 크림색 펠트 바닥 위로 높은 둥근 종이창의 빛이 들어왔다.
세아는 짧은 검은 단발에 겨자색 멜빵바지와 크림색 셔츠, 산호색 양말을 입고 있었다. 바닥에는 두 손으로 안을 만큼 큰 코발트색 종이통 하나와 넓은 산호색 펠트 고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손잡이 없는 자두색 서랍장에는 넓은 서랍이 셋 있었다. 가장 낮은 서랍만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긴 청록 천이 깔려 있었다. 세아는 바닥을 천천히 건너는 네모난 저녁빛을 그 서랍에 넣어 두고 싶었다.

데구르. 종이통 안에는 남색만 남았다.
세아는 코발트색 종이통을 저녁빛과 서랍 사이에 옆으로 놓았다. 통의 둥근 입구를 서랍 쪽으로 맞추고 반대편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통 안은 서늘한 남색뿐이었다. 호박빛 네모는 통 앞 바닥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세아가 통을 살짝 굴리자 데구르, 빈 소리만 방을 건넜다.

종이판을 세우자 저녁빛은 아래쪽부터 다시 미끄러졌다.
이번에는 커다란 크림색 종이판의 아랫변을 바닥에 대고 천천히 기울였다. 저녁빛이 판 위로 올라왔지만, 판을 세울수록 아래쪽부터 다시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사르르. 네모난 저녁빛이 가느다란 네 줄이 되었다.
둥근 종이창 바깥의 얇은 덮개가 사르르 움직였다. 네모난 저녁빛은 가느다란 호박빛 네 줄로 갈라졌다.

세아는 빛 대신 서랍의 청록 천을 움직였다.
세아는 종이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빛을 들어 올리는 대신, 가장 낮은 서랍에서 청록 천의 넓은 끝을 잡았다.
스르륵. 청록 천은 서랍에서 나와 네 줄의 빛 앞까지 길어졌다. 그러나 천 가운데에 낮고 넓은 주름 하나가 남았다.

슥, 데구르. 큰 종이통이 청록 천의 주름을 낮췄다.
세아는 코발트색 종이통을 다시 가져왔다. 이번에는 빛을 넣지 않고, 종이통을 청록 천 위에 옆으로 눕혔다.
슥, 데구르. 세아가 두 손으로 큰 통을 천천히 밀자 넓은 주름이 조금씩 낮아졌다. 산호색 펠트 고리는 통의 끝을 받치고, 청록 천은 바닥에서 서랍 안까지 반듯하게 이어졌다.

호박빛 네모는 청록 천을 따라 가장 낮은 서랍 안으로 들어갔다.
높은 둥근 창의 빛이 더 낮아졌다. 네 줄은 청록 천 위에서 다시 하나의 따뜻한 네모가 되어 서랍 안쪽으로 길게 미끄러졌다.
세아는 통에서 두 손을 떼고 무릎 위에 올렸다. 호박빛 네모가 청록 천을 따라 가장 낮은 서랍 안에 멈추는 동안 아무것도 들어 올리지 않았다.

가장 낮은 서랍에는 부드러운 저녁빛 한 칸이 남았다.
세아는 빛이 닿지 않은 천부터 살며시 서랍 안으로 넣었다. 청록 천이 짧아질수록 방바닥은 연보라 저녁빛으로 차분해졌다.
코발트색 종이통은 산호색 펠트 고리 위에 옆으로 쉬고, 크림색 종이판은 바닥에 납작하게 놓였다.
세아가 한 걸음 물러나자 가장 낮은 서랍이 반쯤 열린 채 멈췄다. 청록 천 위에는 부드러운 저녁빛 한 칸이 남아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