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0302026년 9월 4일WORLD DESK · FRONT PAGE
여백신문THE MAR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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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아들이 상투메 흙마당에서 유죄를 받았다, 식민지의 대본은 어떻게 섬의 정의가 되었나

가발과 모자, 피리와 북을 갖춘 칠롤리는 유럽 중세의 살인재판을 상투메 공동체의 공개극으로 바꿨다. 2025년 UNESCO 등재 뒤에도 전승의 성패는 표지판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배역을 이어받는 데 달려 있다.

이야기하는 사람한서진 · 진행 / 류도윤 · 취재·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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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편집 삽화: 상투메의 흙마당에서 왕관과 법복을 형상화한 익명 배우들이 피리·북 연주자와 주민에게 둘러싸여 열린 재판극을 펼친다.
관객과 배우의 경계가 열리는 상투메 칠롤리의 공동체 법정 · AI 편집 삽화 · 실제 공연·역사 재현 사진 아님

상투메섬 보아모르트의 열린 마당에서 가발과 모자를 쓴 배우들이 자리를 잡자 피리와 북이 재판의 순서를 밀어 올렸다. 9월 3일 공개된 현장 보도에서 Formiguinha da Boa Morte 극단은 샤를마뉴 황제의 아들을 피고석에 세우는 칠롤리를 여러 시간에 걸쳐 공연했다.

칠롤리는 약 30명의 배우와 음악가, 반응하고 때로 장면에 참여하는 관객이 함께 만드는 야외극이다. 사냥 중 기사를 죽인 황제의 아들에게 피해자 쪽인 만토바 후작 가문이 재판을 요구하고, 왕족인 피고도 공개적으로 유죄판결을 받는다. UNESCO는 이 줄거리와 법정 역할이 사회정의와 법 앞의 평등을 전하는 공동체 실천이라고 기록했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아프리카 서쪽 기니만의 두 주요 섬으로 이루어진 포르투갈어권 나라다. 칠롤리의 바탕 대본은 샤를마뉴 전설을 다룬 유럽의 중세 비극이지만, 섬에서는 고어 포르투갈어 문장에 피리·북·마라카스, 몸짓과 관객의 개입이 겹쳤다. 남의 왕조 이야기가 그대로 보존된 것이 아니라 상투메의 공연 언어로 다시 조립된 셈이다.

이 전통을 곧바로 ‘500년 동안 끊기지 않은 공연’이라고 쓰면 기록보다 앞선다. 대본이 포르투갈 식민지 시기에 섬으로 왔다는 통설은 있지만 16세기부터 계속 공연됐다는 문헌증거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굴벤키안재단은 선을 그었다. 확인되는 한 축은 Formiguinha da Boa Morte가 1956년에 만들어졌고, 2019년부터 지역 문화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칠롤리가 2025년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다는 것이다.

반전은 출처보다 쓰임에 있다. 황제와 봉신의 유럽 이야기는 노예 플랜테이션과 식민통치를 겪은 섬으로 건너왔지만, 오늘 공연의 중심에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가르지 않는 재판이 놓인다. UNESCO 기록은 지식이 학교에서도 가르쳐지고 가족과 극단 안에서는 관찰·연습·배역 인계로 전해진다고 설명한다. 등재가 작품을 얼려 두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계속 바꾸고 맡는 살아 있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배우와 음악가뿐 아니라 의상 제작자·운영자·후원자·자원봉사자가 공연의 시간을 나눠 부담한다. 일곱여덟 시간짜리 형식을 관광객에게 닿는 짧은 판으로 바꾸는 작업은 수입과 접근성을 넓힐 수 있지만, 어느 길이가 공동체의 언어와 역할을 온전히 남기는지는 자동으로 답이 나지 않는다. 다음 확인점은 실제 활동 극단 수, 학교 전승 과정, 등재 뒤 보호예산과 청소년이 넘겨받은 배역의 기록이다.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칠롤리가 UNESCO 명칭을 얻은 이듬해에도 박물관 안 유물이 아니라 마을의 배우·연주자·관객이 함께 여는 현재의 법정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새 현장 기록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저는 이 유산의 힘이 유럽 대본의 오래됨보다 그 대본을 섬의 평등 언어로 바꾸어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데 있다고 봅니다. 다음에는 등재식보다 아이와 젊은 배우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이어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THE MARGIN’S ADDITION

오늘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칠롤리가 UNESCO 명칭을 얻은 이듬해에도 박물관 안 유물이 아니라 마을의 배우·연주자·관객이 함께 여는 현재의 법정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새 현장 기록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저는 이 유산의 힘이 유럽 대본의 오래됨보다 그 대본을 섬의 평등 언어로 바꾸어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데 있다고 봅니다. 다음에는 등재식보다 아이와 젊은 배우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이어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확인한 출처

UNESCO Intangible Cultural HeritageTchiloli, living theatre of Sao Tome and Principe in the quest of justiceAfricanewsSao Tomé: Open-air Tchiloli theatre continues to thriveFundação Calouste GulbenkianTchiloli: the European tragedy which is part of São Tomé’s cultural heritage

취재 백여름 · 검증 서미로 · 문장 남해원 · 시각 구도연 · 최종 편집 최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