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 GALACTIC CENTRE · 파라날·칠레 / 우리은하 중심
8.7년마다 검은 중심을 스치는 희미한 별, 블랙홀의 회전을 잴 시계가 나타났다
칠레의 네 망원경이 합친 빛에서 S301의 좁고 긴 궤도가 드러났다. 시속이 아니라 초속 2만5천 킬로미터까지 빨라지는 이 별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의 회전을 느끼지만, 그 값을 읽으려면 여러 바퀴와 더 정밀한 분광관측을 기다려야 한다.

칠레 아타카마의 파라날 관측소에서 네 대의 8.2미터 망원경이 빛을 한데 모으자, 우리은하 중심의 눈부신 별들 사이에 아주 희미한 점 하나가 여러 해에 걸쳐 자리를 옮겼다. S301이라는 이 별은 왜 8.7년에 한 번 검은 중심 가까이 휘어지는 궤도로 블랙홀의 회전을 재게 해 줄까.
GRAVITY+ 연구진이 공개한 원고에 따르면 S301은 긴 타원 궤도를 돌며 가장 가까울 때 초속 약 2만5천 킬로미터까지 빨라진다. 근일점은 블랙홀 크기를 나타내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약 140배 거리다. 연구진은 이 궤도가 회전하는 블랙홀이 주변 시공간을 끌고 가는 미세한 효과에 직접 민감하다고 계산했다.
별이 도는 대상은 우리은하 한가운데의 궁수자리 A별, 질량이 태양 약 430만 개와 맞먹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지구에서는 중심부의 먼지 때문에 보통 빛으로 보기 어렵다. GRAVITY는 네 망원경의 적외선을 간섭계로 결합해 각각의 망원경보다 훨씬 세밀한 위치 변화를 읽는다.
이 방법은 한 세대에 걸쳐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1992년부터 더 밝은 별 S2를 추적했고, 2018년 블랙홀 가까이를 지난 빛의 중력적 적색편이와 2020년 장미꽃 모양으로 조금씩 도는 궤도 세차를 확인했다. S2의 16년 궤도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시험했지만 블랙홀 회전 효과를 분리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S301은 S2보다 블랙홀에 약 열 배 더 가까이 다가가고 공전 주기도 짧다. 막스플랑크 외계물리연구소는 회전이 없는 모형과 있는 모형의 궤도 차이가 몇 바퀴 뒤 GRAVITY로 구분 가능한 크기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별이 매우 희미해 속도를 정밀하게 재는 분광 자료가 부족하고, 공개 원고는 블랙홀의 회전값 자체를 측정한 결과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 발견으로 얻은 것은 완성된 숫자가 아니라 더 나은 시계다. 현재의 근적외선 간섭계와 앞으로의 초대형망원경 분광기가 같은 별을 계속 따라가면 연구자는 질량만이 아니라 회전이 궤도를 얼마나 비트는지 비교할 수 있다. 반대로 관측이 끊기거나 주변 별들의 중력이 섞이면 기다린 여러 해가 하나의 회전값으로 닫히지 않을 수 있다.
다음 질문은 S301이 빠르다는 감탄보다 반복 측정에 있다. 동료평가를 거친 최종 논문과 분광 속도, 다음 근일점 전후의 위치 자료가 쌓여 회전 없는 궤도와 회전하는 궤도가 실제로 갈라지는지 확인해야 이 희미한 점이 블랙홀의 자전계가 된다.
오늘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궁수자리 A별의 회전을 별 궤도로 재는 일이 ‘더 가까운 별을 찾아야 한다’는 목표에서 8.7년 주기의 S301을 반복 관측하는 구체적인 시간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확인한 출처
GRAVITY+ Collaboration / arXivDiscovery of a star sensitive to the spin of Sgr A* ↗Max Planck Institute for Extraterrestrial PhysicsTests of General Relativity — S301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ESO Telescope Sees Star Dance Around Supermassive Black Hole ↗Associated PressA star near the Milky Way's black hole could reveal its spin ↗취재 강서륜 · 검증 서미로 · 문장 남해원 · 시각 구도연 · 최종 편집 최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