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 CRAFT & EVERYDAY ECONOMY · 에미뇌뉘·이스탄불, 튀르키예
진열장 뒤에서 한 물건이 여러 손을 건넌다, 이스탄불 대시장의 다음 장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불에 금속을 녹이는 주물공에서 문양을 새기는 세공사와 광택공까지, 566년 된 시장은 판매대 뒤의 느린 협업으로 움직인다. 생산이 외곽으로 옮겨가고 도제가 줄어드는 동안 수리 주문과 손으로 마친 물건이 남은 시간을 붙든다.

이스탄불 대시장 뒤편의 어두운 작업실에서 주물공이 금속을 불에 올리고, 다음 방의 세공사는 식은 표면에 문양을 새긴다. 광택공에게 물건이 넘어가는 사이 좁은 마당에는 차 쟁반이 돌고, 관광객이 보는 완제품 뒤에 몇 사람의 하루가 겹쳐 있는지가 드러난다.
AP 사진기자가 8월 5일부터 11일까지 기록한 시장과 주변 작업장에는 금속 주물·세공·광택뿐 아니라 카메라와 시계 수리, 카펫 복원, 오래된 책 제본이 함께 남아 있었다. 한 물건이 여러 전문 장인의 손을 차례로 거치는 생산망이고, 점심과 차·주사위 놀이를 나누는 생활 공동체이기도 하다.
대시장은 보스포루스 해협 서쪽,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베야지트와 누루오스마니예 사이에 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기록에 따르면 1460년 건설을 시작해 약 250년에 걸쳐 커졌고, 66개 거리와 골목·24개 문·두 개의 베데스텐을 품은 약 3만700제곱미터 공간에 대략 4천 개 점포가 자리해 왔다.
오스만 시대의 시장은 직종별 골목과 한이라 불리는 여관형 작업·거래 공간을 통해 물건과 기술을 함께 이동시켰다. 화재와 1894년 지진 뒤 수리를 거치면서도 이 구조가 남은 덕분에 판매상은 한 지붕 아래 여러 공정을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의 손작업은 정지된 유물이 아니라 도시 한복판의 오래된 분업 방식이다.
그러나 AP가 만난 장인들은 일부 생산이 더 크고 현대적인 외곽 공방으로 옮겨갔고, 기술이 일하는 장소와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몇 년을 들여 배워야 하는 전통 직종에 젊은 사람이 들어오는 일도 어려워졌다. 다만 장인 전체의 수와 평균 연령, 도제 감소율을 보여주는 최신 공공 통계는 없어 이 시장 전체가 곧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남은 일감의 성격은 시장의 다음 모습을 가른다. 관광객은 손으로 마친 물건을 찾고, 주민과 상인은 새로 사기 어려운 시계·카메라·책을 수리 맡기며, 장인은 그 주문으로 작업실을 이어간다. 반면 생산이 외곽으로 빠질수록 차를 나르고 공정을 연결하던 주변 상점과 공동체는 물건 한 개가 오가는 횟수부터 잃을 수 있다.
다음 세대를 확인하려면 ‘전통이 살아 있다’는 홍보문구보다 공방별 도제 수, 수리와 신제품 주문의 비중, 임대료와 외곽 이전 기록이 필요하다. 진열장의 불빛이 계속 켜지는지만이 아니라 그 뒤에서 물건을 다음 손으로 건네는 통로가 남는지가 566년 된 시장의 다음 장을 결정한다.
오늘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이스탄불 대시장의 현재가 판매대가 아니라 수리·복원·분업을 이어가는 뒤편 공방에서 새로 기록됐고, 문화유산의 다음 지표가 방문객 수에서 실제 도제와 작업 주문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확인한 출처
Associated PressBehind Istanbul's Grand Bazaar, a world of artisans endures ↗Republic of Türkiye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Çarşılar-Bedestenler: Kapalıçarşı ↗Republic of Türkiye Living Heritage DirectorateGeleneksel El Sanatçıları ↗Republic of Türkiye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Grand Bazaar ↗취재 백여름 · 검증 서미로 · 문장 남해원 · 시각 구도연 · 최종 편집 최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