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 / URBAN MOBILITY & PUBLIC DEBT · 안타나나리보·마다가스카르
차 한 대 없는 케이블 아래 버스만 막혔다, 안타나나리보의 지름길은 승객의 지갑을 놓쳤다
언덕 많은 수도의 정체를 건너뛰겠다던 케이블카는 2025년 9월부터 멈춰 있다. 88%를 빚으로 만든 교통망이 안정적 전력·운영자·감당할 운임을 찾는 동안, 낡은 미니버스는 다시 도시의 시간을 실어 나른다.

언덕 많은 안타나나리보의 하늘에는 객차가 없는 케이블이 걸려 있고, 바로 아래 도로에서는 승객을 가득 태운 ‘택시베’ 미니버스가 정체 속을 조금씩 움직인다. 하루 수만 명의 시간을 되돌려 주겠다던 지름길은 왜 개통 몇 주 만에 승객을 내려놓았을까.
마다가스카르 회계법원이 2026년 3월 공개한 감사보고서는 오렌지 노선이 2025년 8월 대중에게 열렸다가 9월 25일부터 운행을 멈췄다고 확인했다. 감사 시점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최종 운영자가 없었고, 2025년 시위 과정에서 생긴 손상 때문에 즉시 재가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 AP는 8월 현장에서 객차가 사라진 케이블과 계속되는 도로 정체를 다시 확인했다.
안타나나리보는 인도양의 큰 섬 마다가스카르 중앙 고지대에 솟은 수도다. 좁은 언덕길과 습지 사이에 도시가 커졌고, 세계은행은 약 6,800대의 오래된 미니버스가 하루 약 130만 건의 승차를 맡는 것으로 추산했다. 케이블카는 도로를 더 넓히기 어려운 지형에서 8.7킬로미터, 7개 역을 잇는 대안으로 설계됐다.
2019년 검토를 시작한 사업에 프랑스는 2021년 국고 직접대출과 보증부 상업대출을 묶어 자금을 댔다. 당시 프랑스 재무총국은 12킬로미터 전체 구상이 하루 8만 명 넘는 이용자의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계법원은 실제 오렌지 노선의 최적 운행 목표를 하루 4만 명으로 정리했고, 사업비의 88%가 차입금이라 상환 부담이 2034년까지 공공재정과 시민에게 남는다고 판단했다.
기술만 멈춘 것은 아니다. AP가 확인한 책정 운임은 한 번에 미화 70~90센트로 미니버스의 6~8배였다. 빠른 이동을 살 수 있는 승객에게는 언덕을 건너는 시간이 생기지만, 매일 왕복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통근자에게는 하늘의 노선이 지도에만 존재한다. 반대로 미니버스 기사와 승객은 노후 차량·혼잡·긴 이동시간을 계속 떠안는다.
회계법원은 사업의 재정 운용과 목표 달성이 모두 미흡했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시설을 폐기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보완 공사 재원, 안정적 전력, 운영 주체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재가동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정부가 운임을 얼마나 낮출지, 전력과 유지비를 누가 부담할지, 기존 교통과 어떻게 연결할지는 아직 공개된 답이 없다.
다음 판단 기준은 빈 케이블에 객차를 다시 거는 행사가 아니다. 최종 운영 계약, 전력 확보 방식, 보조금이 반영된 운임, 실제 일일 승객과 차입금 상환표가 함께 공개돼야 이 교통망이 도시의 시간을 줄이는지 시민의 빚만 늘리는지 알 수 있다.
오늘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안타나나리보 케이블카의 실패가 막연한 논란을 넘어 회계법원의 공식 감사와 장기 채무표에 잡혔고, 재가동의 조건이 객차보다 전력·운영자·감당할 운임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확인한 출처
Cour des Comptes de Madagascar안타나나리보 케이블교통 사업 감사보고서 20/26 ↗French Treasury Directorate General마다가스카르 케이블교통 금융협정 ↗World BankToward Efficient, Sustainable and Safe Urban Transport in Madagascar ↗Associated PressThis African city thought cable cars could fix its traffic gridlock ↗취재 강서륜 · 검증 서미로 · 문장 남해원 · 시각 구도연 · 최종 편집 최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