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0592026-10-30 · 화·금 국제면WORLD DESK · FRONT PAGE
여백신문THE MAR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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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별의 잔해는 두 겹의 고리가 됐다, 백색왜성 J1328이 보여준 태양계의 미래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 관측팀이 백색왜성 WD J1328−1450 주변에서 사상 최초로 빈 간극으로 분리된 이중 가스 파편 원반을 발견했습니다. 명왕성 크기의 잔존 천체가 빚어낸 4개 봉우리의 독특한 분광 신호는 별의 격렬한 최후 속에서도 살아남은 행성계의 잔해 구조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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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유럽남방천문대(ESO)와 영국 워릭대학교,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대학교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지구에서 약 1,60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 ‘WD J1328−1450’ 주변에서 사상 최초로 두 개의 분리된 파편 고리로 이루어진 ‘이중 잔해 원반(double debris disc)’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별이 핵융합 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외곽 층을 우주로 방출한 뒤 남겨진 극도로 밀도가 높은 죽은 별의 핵이다.

그동안 천문학계가 확인한 21개의 백색왜성 주변 가스 원반은 모두 중심 별 주위를 도는 단일 평면 구조였으며, 회전하는 가스의 접근과 후퇴 운동에 따라 분광 관측 시 2개의 방출 피크(double-peaked) 신호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VLT(Very Large Telescope)에 장착된 초정밀 ‘X-슈터(X-shooter)’ 분광기로 관측한 WD J1328−1450은 전례 없는 4개의 방출 피크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는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하며 중간에 빈 간극(gap)을 두고 나뉜 두 개의 동심원 고리가 독립적으로 존재함을 증명하는 결정적 물리적 지문이다.

정밀 측정 결과 안쪽 고리는 중심 별에서 10만~24만 킬로미터, 바깥쪽 고리는 37만 5,000~130만 킬로미터 이상 뻗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넘게 진행된 반복 관측에서도 이 이중 구조는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칼슘, 산소, 마그네슘, 철 등 암석형 천체의 화학 조성을 분석한 결과 안쪽 고리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반면 바깥쪽 고리는 마그네슘 함량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파편이 애초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형성된 독립된 두 행성체에서 유래했거나, 하나의 분화된 행성이 깨지면서 맨틀과 핵 등 서로 다른 층위가 나뉘어 고리를 이뤘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 젠틸레 푸실로 교수는 “중심 항성의 변모 이후에도 행성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은 얼마간 알려져 있었지만, 이중 잔해 원반과 잠재적으로 살아남은 두 개의 미행성체를 지닌 복잡한 계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며 “이 계는 행성계가 종말을 맞이하는 격렬하고 혼돈스러운 과정의 보기 드문 단면이며, 죽은 별 주변에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원반 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역학 분석에 따르면 안쪽 천체는 수 킬로미터 크기의 소행성급인 반면, 바깥쪽 고리를 통제하는 천체는 왜소행성 명왕성이나 지구의 달에 필적하는 상당한 크기로 추정된다. 공동 연구자인 보리스 겐시케 워릭대 교수는 이번 발견이 수십억 년 뒤 지구가 맞이할 태양계의 최종 운명과 백색왜성 행성계 진화 모형을 이해하는 데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THE MARGIN’S ADDITION

오늘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서 지금 달라진 점은 백색왜성 주변의 가스 파편 원반이 항상 단일한 회전 평면 구조라는 기존 천문학의 20년 된 정설이 깨지고, 칠레 파라날의 VLT X-슈터 관측을 통해 빈 간극으로 뚜렷하게 분리된 두 개의 동심원 파편 고리가 2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10월 27일 유럽남방천문대(ESO)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연구로 확증되었다는 데 있다. 저는 이 발견의 무게가 사상 첫 4개 피크(four-peaked) 분광 신호라는 관측적 진귀함에 머물지 않고, 항성의 폭발적 팽창과 파멸 속에서도 소행성 크기 천체와 명왕성·달 규모의 거대 잔존 행성체 최소 2개가 살아남아 각자의 궤도에서 파편 고리를 통제하고 있음을 밝혀내 수십억 년 뒤 우리 태양계의 종말 궤적을 엿볼 수 있게 했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다음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나 극대망원경(ELT)의 후속 고분해능 적외선 관측을 통해 고리를 형성하는 숨겨진 잔존 행성체의 물리적 실체와 정확한 질량을 확인해야 한다.

확인한 출처

유럽남방천문대 (ESO)ESO 공식 보도자료: VLT로 발견한 백색왜성 J1328-1450의 사상 첫 이중 파편 원반과 태양계 미래 시사점 ↗영국 워릭대학교 (University of Warwick)워릭대 공동연구 분석: 백색왜성 주변 이중 고리와 생존 행성체 추적 연구 발표 ↗

취재 백여름 · 별도 사실·문장·발행 검수 완료 · 텍스트 국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