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마지막 톡 뒤에 쉼표가 누웠다
눈 오는 밤의 활자 수선실에서 쉼표 모로는 황동 칸에 조각이 놓이는 마지막 소리를 찾는다. 종이 모서리가 엉뚱한 소리를 보태자 모로는 동그란 등을 살짝 내어 준다.
어느 작은 날에

모로는 다섯 칸을 보며 마지막 톡을 기다렸다.
눈 오는 밤, 활자 수선실의 자두빛 작업대에는 빈 칸이 다섯인 황동 활자판이 놓여 있었다.
작은 쉼표 모로는 눈이 창 아래까지 쌓이기 전에 마지막 ‘톡’의 끝을 찾고 싶었다.

첫 칸에서 첫 톡이 둥글게 멈췄다.
첫 황동 조각이 첫 칸에 내려앉았다. ‘톡.’
모로는 첫 칸 가까이 몸을 옮겨 소리가 멈춘 자리를 바라보았다.

세 번의 톡이 지나가고 두 칸이 남았다.
둘째와 셋째 조각도 한 칸씩 자리를 잡았다. ‘톡, 톡.’
모로는 소리를 따라 네 번째 칸 앞으로 미끄러졌다.

종이 모서리가 마지막 톡을 흉내 냈다.
네 번째 조각이 ‘톡’ 하고 놓인 뒤, 작업대 끝의 종이 모서리가 들썩였다.
종이는 바닥을 치며 ‘딱’ 하고 엉뚱한 소리를 보탰다.

모로는 두 소리의 끝을 가만히 나누어 들었다.
모로는 활자판과 종이 사이에서 눈을 감았다.
황동의 톡은 둥글게 멈췄고 종이의 딱은 얇게 떨리며 돌아왔다.

모로의 둥근 등이 종이 모서리를 가만히 받쳤다.
모로는 종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둥근 등을 들린 모서리 아래에 넣어 종이가 다시 들썩이지 않도록 받쳤다.

다섯 번째 칸에서 마지막 톡만 또렷이 남았다.
다섯째 황동 조각이 마지막 칸에 내려앉았다. ‘톡.’
이번에는 종이의 딱 소리가 뒤따라오지 않았다.

마지막 톡 뒤의 자리에 모로가 길게 누웠다.
크림빛 종이는 작업대에 가만히 누웠다.
모로는 다섯 번째 칸 뒤의 따뜻한 빛 속에 몸을 길게 눕혔고, 창 아래에는 눈이 한 겹 더 포개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