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씨앗 북 양쪽에서 톡과 통이 만났다
밝은 아침의 상상 토끼풀 둔덕에서 딱정벌레 루리는 커다란 씨앗 북 안으로 크림색 펠트 공을 굴려 톡 소리를 듣고 싶다. 반대쪽에 온 보리는 통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넓은 잎이 들려 공이 되돌아오자, 루리는 보리와 자리를 바꾸어 같은 길의 다른 소리를 기다린다.
어느 작은 날에

루리는 씨앗 북 안으로 공을 굴려 톡 소리를 듣고 싶었다.
밝은 이른 아침, 낮은 이끼와 토끼풀이 펼쳐진 평평한 풀숲 둔덕에 딱정벌레 루리가 나왔다. 길도 깊은 물도 없는 상상의 풀숲 위로 살구빛 하늘이 맑았다.
루리는 둥근 청록색 등에 넓은 황토색 줄 셋이 있었고, 짧은 자두색 다리 여섯과 굽은 더듬이 둘을 움직였다. 루리 앞에는 양 끝이 둥글게 열린 커다란 테라코타색 씨앗 북이 넓은 잎 둘 위에 놓여 있었다.
씨앗 북의 왼쪽 입구 곁에는 루리 몸의 절반만 한 부드러운 크림색 펠트 공 하나가 있었다. 루리는 공을 북 안으로 굴리고, 자기 쪽으로 돌아오는 톡 소리를 듣고 싶었다.

사박, 또르르, 톡. 공이 씨앗 북 안으로 들어갔다.
루리는 다리 여섯을 이끼에 붙이고 펠트 공을 천천히 밀었다. 공이 둥근 입구를 반쯤 지나자 루리는 더듬이를 입구 가까이 기울였다.
사박, 또르르, 톡. 공은 씨앗 북 안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소리는 루리 쪽 입구 가까이에서 작고 둥글게 울렸다.

“여기는 톡.” “내 쪽에서는 통.”
그때 반대쪽 입구에 산호색 등에 크림색 줄 둘이 있는 딱정벌레 보리가 나타났다. 보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내 쪽에서는 통이었어.”
루리의 더듬이가 위로 들렸다. “여기는 톡이었는데.” 둘은 빈 씨앗 북 사이로 서로를 보았다. 펠트 공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후우, 또르르. 공이 루리 쪽으로 되돌아왔다.
후우. 아침바람이 씨앗 북 아래의 넓은 잎 하나를 살짝 들어 올렸다. 북이 한쪽으로 조금 기울자 안에서 또르르 소리가 가까워졌다.
크림색 공이 루리 쪽 입구로 되돌아와 넉넉한 자리를 두고 멈췄다. 루리는 공을 앞에 두고 말했다. “그러면 이번에는 내가 네 쪽에 있을게.”

루리는 보리와 자리를 바꾸어 반대쪽 소리를 기다렸다.
루리와 보리가 씨앗 북 둘레를 돌아 자리를 바꾸었다. 루리는 오른쪽 입구에, 보리는 공이 놓인 왼쪽 입구에 앉았다.

사박, 또르르, 토독. 소리가 북 가운데에서 잠깐 멈췄다.
보리가 공을 굴렸다. 사박, 또르르. 루리 쪽으로 오던 소리가 토독 한 번 울리고 북 가운데에서 잠잠해졌다.

톡, 토독, 통. 공이 루리 앞의 넓은 잎에 앉았다.
루리는 입구 아래에 넓고 부드러운 잎 하나를 펼쳤다. “한 번만 더 굴려 볼래?” 보리가 공을 가볍게 밀자 톡, 토독, 통. 크림색 공이 오른쪽 입구를 나와 잎 한가운데 앉았다.
루리는 잎 위의 공을 보리 쪽으로 천천히 굴려 보냈다. 이번에는 둘 다 씨앗 북 바깥을 돌아가지 않고 각자의 입구에서 소리가 건너오기를 기다렸다.

“네 쪽은?” “이번에는 토옹.”
사박, 또르르. 공은 북 안의 보이지 않는 굽이를 지나며 어떤 때는 톡, 어떤 때는 통 하고 울렸다. 둘은 소리가 멎을 때마다 더듬이를 한 번씩 까딱였다.
살구빛 아침이 토끼풀 잎 가장자리에 얇게 놓였다. 씨앗 북은 다시 넓은 잎 둘 위에 반듯이 쉬고, 크림색 펠트 공은 두 딱정벌레 사이의 잎 위에 멈췄다.
루리가 빈 북을 향해 물었다. “네 쪽은?” 보리의 더듬이 둘도 둥근 입구 쪽으로 기울었다. “이번에는 토옹.”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