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옆으로 누운 책에는 배가 떴다
해 질 무렵의 둥근창 그림책방, 사서 다온은 은빛 초승달이 붙은 큰 그림책을 낮은 책장에 돌려놓으려 한다. 책이 세로로 들어가지 않자 다온은 표지를 옆으로 돌리고, 방금 전까지 달이던 모양을 작은 배로 다시 본다.
어느 작은 날에

다온은 둥근 창의 살구빛이 떠나기 전에 큰 그림책을 돌려놓고 싶었다.
맑은 늦은 오후, 작은 둥근창 그림책방에서 사서 다온이 낮은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계단 없는 방 바닥에는 넓은 산호색 타원 양탄자가 놓여 있었고, 커다란 둥근 창으로 살구빛이 길게 들어왔다.
다온은 짙은 곱슬 단발머리에 황토색 카디건, 남색 바지, 청록색 실내 덧신을 신고 있었다. 두 팔에는 다온의 품보다 넓은 자두색 그림책 한 권이 안겨 있었다. 표지에는 글자 없이 은빛 초승달 하나만 붙어 있었다.
낮은 민트색 책장에는 넓은 빈칸 하나가 남아 있었다. 다온은 둥근 창의 살구빛이 양탄자를 떠나기 전에 책을 그 자리에 돌려놓고, 은빛 초승달과 둥근 창을 한눈에 보고 싶었다.

사락, 사락. 다온은 큰 책을 마지막 빈칸 앞에 세웠다.
사락, 사락. 다온의 청록색 덧신이 양탄자를 건넜다. 다온은 빈칸 앞에 무릎을 대고 앉아 큰 책을 세로로 세웠다.
은빛 초승달은 위를 향해 가늘게 굽어 있었다. 다온은 책 너머의 둥근 창을 한 번 보고, 두 손으로 책을 빈칸 쪽으로 천천히 옮겼다.

툭. 책은 세로로 더 들어가지 않았다.
툭. 책의 윗모서리가 선반 아래에 부드럽게 닿았다. 책은 손가락 하나만큼도 더 들어가지 않았다.
다온은 책을 더 세게 밀지 않았다. 두 손을 그대로 둔 채 잠깐 멈췄다가, 책을 자기 무릎 위로 천천히 물렸다.

사락. 다온은 닫힌 책을 옆으로 한 번 돌렸다.
양탄자 위의 살구빛은 조금 더 가늘어졌다. 빈칸의 높이는 그대로였고, 자두색 책의 긴 모서리는 그보다 높았다.
다온은 책을 무릎에 가로로 받쳤다. 그리고 두 손으로 책을 정확히 한 번, 옆으로 돌렸다. 사락. 닫힌 책의 크림색 종이 가장자리가 짧게 부딪쳤다.

옆으로 돌아간 은빛 초승달은 작은 배처럼 보였다.
옆으로 돌아간 표지에서 은빛 초승달은 더는 하늘의 달처럼 보이지 않았다. 뾰족한 두 끝을 위로 든 작은 배 한 척이 자두색 물 위에 떠 있었다.
다온은 은빛 배를 보고, 방 건너편의 둥근 창을 보았다. 그러고는 책을 다시 세우지 않았다.

스르륵. 책은 선반과 나란히 움직여 빈칸 안으로 들어갔다.
스르륵. 다온이 가로로 놓인 그림책을 빈칸 안으로 밀었다. 이번에는 긴 책등이 선반과 나란히 움직였고, 책 위에는 크림색 틈이 넉넉히 남았다.
책이 빈칸 끝에 닿자 다온은 두 손을 놓고 양탄자에 앉아 뒤로 조금 물러났다. 낮아서 짧아 보이던 칸은 옆으로 누운 책 한 권을 품고도 조용히 넓어 보였다.

둥근 창은 자두색 물의 은빛 배 위에 뜬 달처럼 보였다.
자두색 표지의 은빛 배 위로 커다란 둥근 창이 보였다. 살구빛 둥근 창은 배 위에 뜬 달 같았고, 다온은 고개를 아주 조금 옆으로 기울였다.

둥근 창 아래, 자두색 표지의 은빛 배가 조용히 떠 있었다.
창의 살구빛이 복숭아빛으로 옅어지며 산호색 양탄자 끝까지 물러났다. 가로로 누운 책의 크림색 종이 가장자리는 마지막 빛을 가늘게 받았다.
다온이 한 걸음 물러나자 청록색 덧신이 양탄자 끝을 사락 스쳤다. 둥근 창 아래, 자두색 표지의 은빛 배가 조용히 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