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손바닥 하나, 오목이 셋
이른 아침의 낮은 찰흙 마당, 이솔은 남색 찰흙 판에 손바닥 자국 하나를 남기려 한다. 황토색 찰흙 덩이 몽울이 툭 굴러와 자국 가장자리를 흐리자, 이솔은 같은 자리를 고치지 않고 손바닥을 옆으로 옮긴다.
어느 작은 날에

이솔은 살구빛이 남색 판을 지나기 전에 손바닥 자국 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이른 아침, 낮고 넓은 찰흙 무늬 마당에 맑은 빛이 들었다. 살구색 벽 아래로 평평한 크림색 바닥이 이어졌고, 멀리 낮은 둥근 아치 하나가 열려 있었다. 아치에서 들어온 가느다란 살구빛 띠가 바닥을 천천히 건너고 있었다.
이솔은 모서리가 둥근 커다란 남색 찰흙 판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곧은 검은 단발머리 아래로 청록색 소매가 내려왔고, 크림색 멜빵바지와 자두색 장화가 바닥에 닿았다. 찰흙 판은 이솔의 몸보다 넓었고 바닥에 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이솔은 살구빛 띠가 판을 지나기 전에 손바닥 자국 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빛이 그 자국 안에 들어오면 어떤 모양이 될지 보고 싶었다.

포옥. 남색 찰흙 판에 이솔의 손바닥 자국이 생겼다.
이솔이 오른손을 활짝 펴고 남색 찰흙 판 가운데를 눌렀다. 포옥. 손을 들자 손가락 다섯과 둥근 손바닥이 얕게 남았다.

툭. 오목이 셋을 가진 몽울이 손바닥 자국 곁에 왔다.
그때 판의 오른쪽 끝에서 황토색 찰흙 덩이 하나가 툭 굴러왔다. 이솔의 몸통만 한 몽울이었다. 몽울에게는 얼굴도 팔다리도 없었고, 둥근 윗면에 타원 모양 오목이가 정확히 셋 있었다.
몽울이 손바닥 자국 곁에 닿자 자국 한쪽이 살짝 흐려졌다. 몽울은 멈췄다가 아주 조금 기울었다. 툭.

남색 판에도 몽울의 오목이를 닮은 타원 자국 셋이 생겼다.
이솔은 같은 자리에 손을 다시 올렸다. 손가락을 내리려다 멈췄다. 몽울의 오목이 셋 아래, 남색 판에도 얕은 타원 자국 셋이 생겨 있었다.

이솔은 같은 자국을 고치지 않고 손바닥을 오목이 셋의 왼쪽으로 옮겼다.
툭, 툭, 툭. 이솔은 세 소리를 듣고 손을 왼쪽으로 옮겼다. “이번에는 네 자리 옆에 할게.”
포옥. 왼쪽에는 새 손바닥 자국 하나가 또렷이 남았다. 오른쪽의 오목이 셋은 그대로였다. 둘 사이에는 손 하나가 지나갈 만큼 매끈한 남색 자리가 비어 있었다.

포옥, 툭. 손바닥 하나와 오목이 셋 사이에 굽은 홈이 이어졌다.
이솔은 손끝 하나를 손바닥 자국 곁에 대었다. 그리고 비어 있던 남색 자리를 따라 한 번만 굽게 그었다. 얕은 홈이 손바닥 하나에서 오목이 셋 쪽으로 이어졌다.
“포옥.” 이솔이 말했다. 몽울이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툭. 이솔이 다시 손바닥 자국을 가볍게 눌렀다. 포옥. 몽울도 다시 기울었다. 툭.

살구빛이 손바닥 하나와 오목이 셋을 굽은 홈으로 이어 비췄다.
아치에서 온 살구빛 띠가 남색 찰흙 판의 끝에 닿았다. 빛은 손바닥 자국의 다섯 손가락을 지나 둥근 손바닥에 머물렀다가, 얕은 굽은 홈으로 흘러갔다.
살구빛은 굽은 홈을 따라 오목이 하나, 둘, 셋을 차례로 채웠다. 남색 판 위에 손바닥 하나와 오목이 셋이 환하게 드러났다.
처음 남긴 자국과 똑같은 자리는 아니었다. 손바닥은 왼쪽에, 오목이 셋은 오른쪽에 떨어져 있었고, 그 사이에는 이솔이 한 번만 그은 굽은 홈이 있었다.

빛이 판을 지난 뒤에도 손바닥 하나와 오목이 셋 안에는 옅은 살구빛이 남았다.
살구빛 띠가 판 너머의 크림색 바닥으로 옮겨갔다. 그래도 손바닥 자국과 오목이 셋 안에는 옅은 살구빛이 조금 더 머물렀다.
이솔은 두 손을 무릎에 올리고 몽울 곁에 앉았다. 몽울이 손바닥 자국 쪽으로 아주 조금 기울었다. 툭.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