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완두 덩굴의 세 번째 고리
햇빛 밝은 온실에서 어린 완두 덩굴 돌돌은 높은 격자에 매인 주황 리본을 만나고 싶다. 넓은 호박잎과 움직이는 차광막 사이를 돌아간 세 번째 덩굴손이 물방울 하나와 함께 둥근 고리를 만든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돌돌 · 등장인물 / 넓적이 · 등장인물
어느 작은 날에

돌돌이 높은 주황 리본을 올려다보는 첫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햇빛 밝은 오전, 연두색 완두 덩굴 돌돌은 유리 온실의 대나무 격자를 올려다보았다. 높은 곳에는 주황색 무명 리본 하나가 살랑, 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돌돌에게는 가느다란 덩굴손이 셋 있었다. 바닥의 햇빛 네모가 옆 화분으로 옮겨가기 전에, 아직 아무것도 잡지 않은 세 번째 덩굴손으로 저 리본을 만나고 싶었다.

넓적이가 곧은 길을 가린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돌돌과 리본 사이에는 커다란 호박잎 넓적이가 펼쳐져 있었다. 넓적이의 초록 잎은 부채보다 넓었고, 가장자리에는 아침 물방울이 동글동글 매달려 있었다.
‘조금만 비켜 줄래?’ 돌돌이 묻자 넓적이는 잎맥을 바스락 떨었다. ‘내 줄기는 여기에서만 자라. 하지만 내 뒤쪽에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

두 덩굴손이 풀리고 차광막이 햇빛을 옮기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돌돌은 첫째 덩굴손을 격자에 감았다. 돌, 돌, 거의 닿을 듯하다가 또르르 풀렸다. 둘째 덩굴손은 한 칸 더 올라갔지만 매끈한 대나무에서 스르륵 미끄러졌다.
세 번째 덩굴손이 막 출발하려는 순간, 천장 아래의 크림색 차광막이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햇빛 네모는 왼쪽으로 미끄러졌고, 주황 리본의 그림자도 넓적이 뒤로 쏙 숨었다.

돌돌이 넓적이 뒤쪽 길을 고르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돌돌은 가장 짧은 길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곧게 가면 넓적이의 한가운데를 억지로 밀어야 했다. 돌돌은 줄기 끝을 왼쪽으로 돌려 넓적이의 서늘한 뒷면을 한 바퀴 돌아가기로 했다.
잎 아래에는 초록빛이 얇게 비쳤다. 작은 날벌레의 빈 허물, 먼지 한 점, 동그란 물방울 그림자가 차례로 지나갔다. 돌돌은 넓적이의 잎맥을 따라 스르륵, 바깥 가장자리까지 올라갔다.

물방울이 세 번째 덩굴손과 리본 사이로 튀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하지만 리본은 여전히 손가락 하나만큼 멀었다. 차광막이 멈추자 온실도 잠깐 멈춘 것처럼 고요해졌다. 돌돌의 세 번째 덩굴손은 허공에서 작은 물음표 모양으로 말렸다.
그때 넓적이 끝에 매달린 가장 큰 물방울이 아래로 굴렀다. 넓적이는 잎 끝을 살짝 낮췄고, 물방울은 돌돌의 덩굴손을 건드린 뒤 주황 리본 쪽으로 톡 튀었다.

세 번째 덩굴손이 주황 리본에 고리를 만드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리본이 물방울을 받아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돌돌은 세 번째 덩굴손을 펴서 흔들림이 돌아오는 자리에 놓았다. 주황 리본과 연두색 끝이 닿자 덩굴손은 돌, 돌, 돌, 아주 둥근 고리를 만들었다.
돌돌의 첫째와 둘째 덩굴손도 격자의 낮은 칸을 다시 잡았다. 아래에서는 넓적이가 바스락 웃었고, 위에서는 리본이 살랑 대답했다. 세 소리가 겹치지 않고 온실 안을 천천히 돌았다.

위에서 넓적이와 어린 싹들을 다시 보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돌돌은 리본 옆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까는 벽처럼 보였던 넓적이가 이제는 작은 완두 싹 세 포기를 덮어 주는 초록 지붕처럼 보였다. 물방울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맑은 동그라미가 남아 있었다.
햇빛 네모가 다시 돌아오자 넓적이는 잎을 조금 기울였다. 빛 한 줄이 어린 싹과 돌돌의 줄기를 차례로 지나갔다. 돌돌은 리본을 세게 당기지 않고, 세 번째 고리가 풀리지 않을 만큼만 몸을 기대었다.

세 고리 사이로 물방울이 지나가는 마지막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오후가 가까워지자 주황 리본의 그림자는 격자 한 칸 아래로 길어졌다. 첫째 고리와 둘째 고리도 그림자를 하나씩 만들었다. 세 번째 고리의 그림자는 넓적이 가장자리와 살짝 포개졌다.
남아 있던 물방울 하나가 첫째 고리에 톡 닿고, 둘째 고리를 스르륵 지나, 세 번째 고리 안에서 또르르 한 바퀴 돌았다. 주황 리본도 꼭 그만큼만 살랑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