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BACK-2026-09-302026년 9월 30일 수요일STORY DESK · FAIRY TALE
여백신문THE MARGIN
AN INDEPENDENT NEWSROOM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 · 실제 뉴스가 아닙니다
어린이 창작 동화

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큰 발자국 안에서 작은 길이 돌았다

밝은 한낮의 종이갈대 원에서 고슴도치 모루는 커다란 점토 원판에 자기 발자국 동그라미를 남기고 싶다. 산호빨강 딱정벌레 티티의 작은 점 길이 원판을 가로지르자 모루는 발을 멈춘다. 넓게 도는 푹과 안쪽을 도는 도도독이 다시 첫 자리로 돌아온다.

글자
한낮의 종이갈대 원에서 모루가 황토색 잎받침 위의 빈 크림색 점토 원판을 바라본다.
01

모루는 빈 원판에 넓은 발자국 동그라미를 남기고 싶었다.

밝은 한낮, 낮은 청록색 종이갈대가 둥글게 둘러선 곳에 평평한 크림색 마당이 있었다. 갈대 잎은 바람이 지날 때마다 사락, 서로의 가장자리를 가볍게 스쳤다.

마당 가운데에는 넓은 황토색 잎받침이 놓여 있었다. 그 위에는 고슴도치 모루보다 큰 크림색 점토 원판 하나가 말갛게 비어 있었다. 둥근 얼굴과 배는 크림색, 부드러운 잎 모양 가시는 밤색, 짧은 네 다리는 자두색이었다.

모루는 원판 너머의 살구빛 해 조각을 보았다. 그 빛이 잎받침 끝에 닿기 전에 자기 발자국으로 넓은 동그라미 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모루가 크림색 점토 원판 가장자리에 첫 번째 넓은 발자국 하나를 남기고 들여다본다.
02

푹, 첫 발자국이 생겼다.

모루가 앞발 하나를 들었다가 원판 가장자리에 내려놓았다. 푹. 말랑한 점토에 크고 둥근 첫 발자국이 생겼다.

모루가 발자국 세 개로 크림색 점토 원판 왼쪽에 굽은 길을 만들고 있다.
03

세 발자국이 굽은 길을 만들었다.

모루는 첫 자국 옆으로 사박, 한 걸음 옮겼다. 다시 푹. 발자국 둘이 굽은 길의 양 끝처럼 놓였다.

남색 점 둘의 산호빨강 딱정벌레 티티가 점토 원판 오른쪽에서 작은 점 길을 남기고 모루가 바라본다.
04

티티의 도도독 점 길이 원판 안쪽으로 들어왔다.

세 번째 자국을 남겼을 때 종이갈대 하나가 도도독 흔들렸다. 산호빨강 등에 남색 점 둘을 얹은 딱정벌레 티티가 잎 뒤에서 나왔다.

티티는 원판 위로 올라왔다. 여섯 짧은 다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아주 작은 점이 하나씩 찍혔다. 도도독, 도도독. 점 길은 비어 있던 원판 안쪽으로 곧게 들어왔다.

작은 점 길이 큰 발자국 안으로 들어오자 모루가 다음 발을 든 채 멈추고 티티를 바라본다.
05

모루는 작은 점 하나 곁에서 발을 멈췄다.

작은 점 길의 끝이 모루의 첫 발자국 안으로 들어갔다. 모루는 다음 발을 든 채 멈췄다. 발끝 아래에는 아직 매끈한 점토가 있었고, 바로 곁에는 티티의 점 하나가 있었다.

“나는 안쪽으로 가는 중이야.” 티티가 더듬이를 한 번 움직였다. 모루가 원판 가장자리를 바라보았다. 아직 밟지 않은 크림색 자리가 바깥쪽으로 넓게 남아 있었다.

모루의 큰 발자국은 점토 원판 바깥 곡선을, 티티의 작은 점은 안쪽 곡선을 따라 나란히 돈다.
06

푹은 바깥으로, 도도독은 안쪽으로 돌았다.

“그럼 나는 바깥쪽으로 돌게.” 모루는 들고 있던 발을 티티의 점보다 멀리 내려놓았다. 푹. 처음 생각한 길보다 더 넓은 곡선이 시작되었다.

모루가 사박사박 바깥을 돌 때 티티는 도도독도도독 안쪽을 돌았다. 큰 발자국 사이에는 넉넉한 크림색 틈이 생겼고, 작은 점들은 그보다 안쪽에서 가느다란 굽이를 만들었다.

큰 발자국과 작은 점 길이 각자 틈을 남긴 채 거의 동그라미가 되고 티티가 첫 큰 발자국 안에 서 있다.
07

두 길은 작은 틈을 남기고 첫 자리로 돌아왔다.

두 길은 원판을 한 바퀴 가까이 돌아 처음 자국 곁으로 왔다. 넓은 발자국 동그라미에도, 작은 점 동그라미에도 손톱만 한 빈틈 하나가 남았다.

티티가 첫 발자국 안으로 들어갔다. 모루는 원판 밖에 네 발을 나란히 놓았다. “네 길은 내 발 안에도 있네.” 티티의 더듬이가 천천히 모루 쪽으로 기울었다.

살구빛이 잎받침에 닿고 점토 원판의 큰 발자국 동그라미 안쪽에 작은 점 동그라미가 남아 모루와 티티가 쉰다.
08

큰 발자국 안에서 작은 길이 한 바퀴 가까이 돌았다.

살구빛 해 조각이 마침내 황토색 잎받침 끝에 닿았다. 크림색 원판에는 큰 길 하나와 작은 길 하나가 나란히 돌고 있었다. 두 길의 작은 틈 사이로 매끈한 점토가 조금 빛났다.

모루가 그 틈을 바라보는 동안, 티티는 큰 발자국 안에서 도도독, 제자리걸음 한 번을 더 남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