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모자 셋 사이에 바람이 앉았다
늦은 오후, 라라는 넓은 모자 챙 셋을 맞대어 둥근 섬을 만들려 한다. 보랏빛 모자에서 나온 작은 바람 호리가 자리를 묻자, 닫히던 동그라미 한가운데가 천천히 열린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라라 · 등장인물 / 호리 · 등장인물
어느 작은 날에

라라는 자리 밖으로 데굴 나온 자두색 모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늦은 오후, 라라는 낮고 둥근 모자방으로 들어갔다. 살구빛 벽 아래로 복숭아빛 노을 한 줄이 지나가고, 평평한 회색 바닥에는 커다란 크림색 자리 셋이 놓여 있었다.
첫째 자리 곁에는 챙이 넓은 자두색 모자가 옆으로 데굴 굴러 나와 있었다. 짧은 옅은 파랑 천 조각이 모자 옆에서 살짝 들렸다. 겨자색 모자와 청록색 모자는 다른 자리 둘을 기다렸다. 라라는 노을이 지나가기 전에 모자 챙 셋을 맞대어 둥근 모자 섬을 만들고 싶었다.

푹, 한 자리. 푹, 두 자리. 넓은 모자 챙이 자리에 내려앉았다.
라라는 자두색 모자를 두 손으로 바로 세웠다. 푹. 넓은 챙이 첫째 자리에 내려앉았다. "푹, 한 자리."
산호색 동그라미가 붙은 겨자색 모자도 둘째 자리에 놓였다. 푹. 두 모자의 챙 끝이 살짝 맞닿았다. "푹, 두 자리."

푹, 세 자리. 곧이어 자두색 모자 안에서 후우 소리가 났다.
라라가 크림색 지그재그 조각이 붙은 청록색 모자를 셋째 자리에 놓았다. "푹, 세 자리." 바로 그때 자두색 모자 안에서 후우, 짧은 숨이 나왔다. 겨자색 모자가 옆으로 한 뼘 미끄러지며 둥글던 모자 섬이 벌어졌다.

"내 자리는 어디야?" 호리가 세 모자 사이에서 물었다.
자두색 모자 위로 옅은 파랑 바람 한 조각이 솟았다. 짧은 쉼표처럼 몸을 만 작은 바람은 남색 점눈 둘을 깜박였다. "나는 호리야. 내 자리는 어디야?"
라라는 맞닿은 두 챙과 비어 있는 셋째 자리를 번갈아 보았다. "자리 셋은 모자 셋 것이었는데." 호리는 세 모자 사이를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푹, 또 한 칸. 후우, 또 한 칸. 모자 사이가 다시 벌어졌다.
옅은 파랑 천 조각, 산호색 동그라미, 크림색 지그재그가 차례로 살랑 들렸다. 라라가 모자 챙을 다시 모으면 호리가 지나간 틈이 또 열렸다. 푹, 또 한 칸. 후우, 또 한 칸.

라라는 세 모자의 챙을 바깥으로 돌려 가운데를 열었다.
라라는 네 번째로 챙을 맞대려다 손을 멈췄다. 자두색 모자의 챙을 바깥으로 돌리고, 겨자색과 청록색 모자도 서로 다른 쪽을 보게 놓았다. 모자 셋 한가운데에 둥근 빈자리가 생겼다. 라라가 손바닥을 펼쳤다. "여긴 어때?"
호리는 빈자리 위에서 한 번 길어졌다가, 두 번 작아지고, 세 번째에는 옅은 파랑 쉼표로 몸을 말았다. 그리고 세 모자 사이에 낮게 내려앉았다.

호리의 후우 숨과 노을 띠가 세 모자 사이를 차례로 지나갔다.
후우. 호리가 숨을 내놓자 옅은 파랑 천 조각이 먼저 들리고, 산호색 동그라미가 뒤를 이었고, 크림색 지그재그가 마지막으로 까딱했다. 복숭아빛 노을 띠가 열린 가운데를 가로질렀다.
모자 셋은 더 이상 하나의 섬처럼 붙어 있지 않았다. 넓은 챙은 서로 다른 쪽을 보면서도 호리의 둥근 자리를 꽃잎처럼 둘러쌌다.

모자 셋 사이의 둥근 자리에 호리가 낮게 몸을 말았다.
라라는 모자 바깥쪽에 앉았다. "푹, 푹, 후우." 호리가 짧게 숨을 쉴 때마다 세 표식이 같은 차례로 아주 조금씩 움직였다.
노을 띠가 벽 아래를 다 지나간 뒤에도 모자 챙 셋은 서로 닿지 않은 채 둥글게 둘러앉아 있었다.
가운데의 옅은 파랑이 한 번 몸을 말았다. 푹, 푹, 후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