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솔방울 문 앞의 세 소리
비 갠 이끼길에서 두리는 잎 편지로 솔방울의 세 문을 차례로 만난다. 콩이가 솔방울을 굴릴 때마다 사각, 톡, 스르륵이 다른 틈에서 나온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두리 · 등장인물
어느 작은 날에

두리는 솔방울의 세 문에서 서로 다른 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른 아침, 비가 막 그친 오래된 나무 아래에는 손바닥보다 낮은 이끼길이 있었다. 양치식물 끝에는 맑은 물방울 하나가 매달렸고, 길 가운데에는 갈색 솔방울 하나가 서 있었다.
산호색 갓에 크림색 점 세 개가 있는 작은 버섯 두리는 겨자색 가방에서 황토빛 잎 편지를 꺼냈다. 편지에는 글자가 없고 자주색 덮개만 있었다. 두리는 물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그 편지로 솔방울의 서로 다른 문 세 곳을 만나 세 소리를 듣고 싶었다.

사각. 넓은 문에서는 잎이 접히는 소리가 났다.
두리는 가장 넓어 보이는 틈에 잎 편지를 댔다. 편지가 조금 넓었다. 사각. 종잇장 같은 잎이 접히는 소리만 났다.
"첫 소리는 사각이네." 두리가 말하자, 이끼 뒤에서 청록색 등마디 일곱 개를 가진 콩벌레 콩이가 데굴데굴 나왔다.

데굴. 콩이가 닿자 솔방울 문이 돌아갔다.
콩이의 둥근 등이 솔방울에 살짝 닿았다. 솔방울은 반 바퀴 굴러가 옆으로 누웠고, 두리가 보던 문은 아래로 숨어 버렸다.
두리는 편지를 가방에 기대어 놓고 물었다. "방금 문은 어디로 갔을까?" 콩이는 솔방울 둘레를 한 번 돌았다. 작은 발자국이 이끼에 굽은 선을 남겼다.

톡. 다른 틈이 짧고 둥근 소리로 대답했다.
두리도 반대쪽으로 천천히 돌았다. 둘은 솔방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쳤다. "여기, 다른 문이 있어." 두리가 가리킨 좁은 틈에서 바삭한 비 냄새가 났다.
두리는 잎 편지의 자주색 덮개를 그 틈에 살짝 대었다. 톡. 이번에는 짧고 둥근 소리가 솔방울 안으로 들어갔다. 콩이가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가 다시 폈다.

툭. 물방울 뒤에 길고 낮은 문이 생겼다.
그때 양치식물 끝의 물방울이 툭 떨어져 둘 사이의 이끼를 반짝이게 했다. 젖은 솔방울 조각들이 서로 가까워지며 방금의 문은 가늘어졌다. 대신 아래쪽에 길고 낮은 틈 하나가 생겼다.
두리는 산호색 갓 아래에서 잎 편지를 길쭉하게 한 번 접었다. "세 번째 소리는 길어질까?" 콩이는 솔방울의 먼 쪽에 등을 가만히 댔다.

스르륵. 접힌 편지가 세 번째 문으로 들어갔다.
콩이가 한 걸음 굴러 솔방울을 조금 돌렸다. 두리는 길쭉해진 편지를 낮은 틈에 밀어 넣었다. 스르륵. 자주색 덮개가 마지막까지 천천히 지나갔다.
사각, 톡, 스르륵. 두리는 세 소리를 입 안에서 작게 이어 보았다. 솔방울은 편지를 잠깐 품은 채 비스듬히 쉬었다.

포롱. 솔방울이 돌아 잎 편지를 이끼 위로 돌려보냈다.
콩이가 몸을 펴자 솔방울이 제자리로 한 번 더 굴렀다. 안에 있던 잎 편지가 포롱, 하고 이끼 위로 미끄러져 나왔다.
두리는 편지를 다시 넣지 않았다. 콩이 옆에 앉아 솔방울의 세 문을 바라보았다. 넓은 문, 둥근 문, 길고 낮은 문이 빗빛 속에서 조금씩 달라 보였다.

세 문을 지난 편지 곁에 다음 물방울이 맺혔다.
솔방울 곁에는 황토빛 잎 편지가 자주색 덮개를 위로 한 채 누워 있었다. 두리와 콩이의 발자국은 그 둘레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양치식물 끝에는 다음 물방울 하나가 또 맺혀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