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TALE
어린이 창작 동화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빨간 천 아래의 세 번 울림
해 질 무렵 도자기 보관실에서 나무 구슬이 남색 그릇을 톡 건드리자 은빛 고리 딩이 태어난다. 세 그릇을 돌아보려던 딩은 갑자기 내려온 빨간 천 아래에서 박음선과 세 개의 낮은 아치를 따라간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딩 · 등장인물
어느 작은 날에

나무 구슬의 톡 소리에서 은빛 고리 딩이 태어났다.
해가 낮은 창에 걸린 저녁, 도자기 보관실의 나무 선반에서 작은 나무 구슬 하나가 데구루루 굴렀다. 구슬은 넓은 남색 그릇의 가장자리에 톡 닿았다.
그 순간 은빛 푸른 고리 하나가 그릇 위로 떠올랐다. 앞에는 금빛 점 하나가 반짝였다. 갓 태어난 소리 딩은 햇빛 띠가 선반을 떠나기 전에 남색, 크림색, 이끼색 세 그릇을 차례로 돌아 보고 싶었다.

남색 그릇 안에서 첫 울림이 길고 낮게 돌았다.
딩은 먼저 남색 그릇 안으로 퐁 내려갔다. 둥근 바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작은 고리는 접시만큼 넓어졌다가 다시 손가락 고리만 해졌다.
남색 그릇은 딩을 길고 낮게 돌려 보냈다. 딩—. 금빛 점이 꼬리를 끌며 그릇 가장자리를 넘자 크림색 그릇이 바로 옆에서 조용히 빛났다.

딩은 크림색 그릇을 향해 선반 위를 건넜다.
딩은 두 그릇 사이를 가볍게 건넜다. 크림색 그릇에서는 소리가 둥글게 부풀어 둥, 하고 돌아왔다. 조금 멀리 있는 이끼색 그릇은 아직 햇빛의 끝을 품고 있었다.
처음 딩을 깨운 나무 구슬도 선반의 얕은 홈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구슬 앞에는 접어 둔 빨간 천의 도톰한 모서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빨간 천이 내려오자 세 그릇 위에 조용한 지붕이 생겼다.
구슬이 천 모서리에 닿자 빨간 천이 스르르 풀렸다. 천은 세 그릇을 쓰러뜨리지 않고, 낮고 부드러운 지붕처럼 그 위에 내려앉았다.
도자기 보관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딩은 크림색 그릇 곁에서 가느다란 고리로 줄어들었다. 이끼색 그릇은 빨간 어둠 건너에 둥근 밑자리만 내보였다.

딩은 천의 박음선을 따라 빨간 지붕 안쪽으로 갔다.
딩은 더 크게 울리는 대신 빨간 천의 박음선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은빛 고리가 도톰한 선 위를 미끄러지자 금빛 점이 바늘땀마다 잠깐씩 밝아졌다.
천 아래에서 세 그릇은 전과 다른 모양이었다. 남색 그릇은 낮은 문, 크림색 그릇은 둥근 언덕, 이끼색 그릇은 끝이 보이지 않는 초록 굽이처럼 이어졌다.

한 소리가 세 그릇의 둥근 폭을 지나며 모양을 바꾸었다.
딩은 크림색 언덕을 한 바퀴 감고 이끼색 굽이로 향했다. 딩, 둥, 도롱. 한 소리가 그릇의 너비를 지날 때마다 길이와 높이가 조금씩 달라졌다.
그때 높은 창틈으로 저녁 바람 한 줄이 들어왔다. 빨간 천의 한쪽 끝이 손가락 하나만큼 들리며 호박빛 선 하나를 천 아래에 놓았다.

바람이 든 천 아래로 세 번의 울림이 넓게 이어졌다.
바람이 천을 조금 더 들어 올리자 세 그릇 위에 낮은 아치가 셋 생겼다. 딩은 하나의 긴 고리로 그 아치들을 차례로 지나 세 번 넓게 돌았다.
선반 끝에 닿았던 햇빛 띠는 거의 사라졌다. 위에서 보면 빨간 천은 세 번 출렁이는 물결 같았고, 아래에서는 남색과 크림색과 이끼색 그릇이 저마다 둥근 입을 열고 있었다.

빨간 천 아래에는 크고 중간이고 작은 은빛 고리가 남았다.
창밖이 연보라로 식자 빨간 천은 다시 세 그릇 위에 포근히 내려앉았다. 나무 구슬도 남색 그릇 곁에서 멈추었다.
천 아래 가장자리로 은빛 푸른 고리가 크게 한 번, 가운데로 한 번, 작게 한 번 포개졌다. 세 번째 고리 끝의 금빛 점이 이끼색 그릇 곁에서 잠깐 반짝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