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0242026년 8월 29일 토요일STORY DESK · FAIRY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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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극장의 여덟 번째 딸랑

소라게 모래는 저녁 공연을 열 여덟 번째 소리를 찾는다. 거품 물결이 일곱 악기를 흩어 놓은 뒤, 초록 병뚜껑과 등에 진 소라 껍데기 사이에서 아주 작은 딸랑이 태어난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모래 · 등장인물 / 콩점 · 등장인물 / 노을 ·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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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편집 삽화: 모래가 초록 병뚜껑의 첫 딸랑을 듣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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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초록 병뚜껑의 첫 딸랑을 듣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바닷물이 멀리 물러난 저녁, 크림색 소라 껍데기를 등에 진 소라게 모래는 물이 얕게 남은 웅덩이에서 초록 병뚜껑을 뒤집었다. 모래가 집게로 가장자리를 톡 건드리자 ‘딸랑’ 하고 뜻밖에 맑은 소리가 났다.

오늘 밤 조개 극장에는 일곱 가지 소리가 준비돼 있었다. 모래는 여덟 번째 소리를 찾아, 막이 오를 때 가장 먼저 울리고 싶었다.

AI 편집 삽화: 일곱 소리와 오므라든 노을을 만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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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소리와 오므라든 노을을 만나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납작한 바위 아래 극장에는 흰 조개 두 장, 둥근 자갈 둘, 빈 갈대 하나, 마른 해초 고리 하나, 작은 씨앗방울 하나가 놓여 있었다. 달각, 톡톡, 후우, 사각, 또르르. 모래는 일곱 소리를 차례로 세었다.

가장 앞자리에는 산호빛 말미잘 노을이 살고 있었다. 노을은 공연이 시작될 때마다 촉수를 꼭 오므렸다. 모래가 가까이 가면 끝부분 하나만 살짝 내밀었다가 다시 숨겼다.

AI 편집 삽화: 병뚜껑에서 서로 다른 세 소리가 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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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에서 서로 다른 세 소리가 나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옅은 분홍 새우 콩점이 더듬이로 병뚜껑을 받쳤다. 모래가 빈 뚜껑을 치면 맑은 딸랑, 젖은 모래를 한 꼬집 담아 치면 낮은 달랑, 소라 껍데기에 기대 치면 둥근 딸롱이 났다.

노을은 맑은 딸랑에는 더 꼭 오므렸지만, 둥근 딸롱에는 촉수 두 개를 내밀었다. 모래는 병뚜껑을 가장 시끄러운 자리가 아니라 작은 물길 옆에 놓기로 했다.

AI 편집 삽화: 거품 물결이 악기를 흩어 놓고 세 친구가 기다리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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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물결이 악기를 흩어 놓고 세 친구가 기다리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바로 그때 멀리서 온 거품 물결 하나가 바위 턱을 살짝 넘었다. 물결은 모래와 콩점의 발끝만 간질였지만, 일곱 악기는 데구루루 굴러 조그만 바위 틈마다 흩어졌다.

모래는 첫 소리를 쫓아 뛰지 않았다. 물이 빠질 때까지 노을 옆에 앉았다. 콩점도 긴 더듬이를 무릎처럼 접고 기다렸다. 웅덩이에서는 사르르, 소라 껍데기 안에서는 우웅, 반쯤 모래에 묻힌 병뚜껑에서는 아주 작은 달각이 났다.

AI 편집 삽화: 모래가 물이 병뚜껑을 치게 하기로 고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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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물이 병뚜껑을 치게 하기로 고르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노을의 촉수 하나가 천천히 펴져 병뚜껑을 가리켰다. 모래는 병뚜껑의 모래를 다 털지 않고, 자기 소라 껍데기 가장 낮은 곳에 살며시 기대 놓았다.

콩점이 물길 쪽을 보며 속삭였다. ‘이번에는 우리가 치지 말고, 물이 치게 해 볼까?’ 모래는 병뚜껑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양쪽 집게로 받쳤다.

AI 편집 삽화: 톡 사르르 딸랑과 함께 노을이 펴지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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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사르르 딸랑과 함께 노을이 펴지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작은 물결이 들어와 모래의 소라 껍데기를 한 바퀴 돌았다. 물방울 하나가 초록 병뚜껑 가장자리에 닿자 톡, 사르르, 딸랑. 세 소리가 서로의 뒤를 밟지 않고 나란히 섰다.

노을은 촉수 하나, 둘, 셋을 천천히 펼쳤다. 마지막 촉수가 펴질 때 모래는 여덟 번째 딸랑을 한 번 더 울렸다. 조개 극장의 막은 커다란 소리 없이 열렸다.

AI 편집 삽화: 돌아온 악기들이 낮은 소리로 공연에 합류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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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악기들이 낮은 소리로 공연에 합류하는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물이 더 빠지자 흰 조개와 자갈, 갈대와 해초 고리, 씨앗방울이 바위 틈에서 하나씩 모습을 보였다. 콩점은 그것들을 전처럼 세게 두드리지 않고, 딸랑 사이사이에 달각과 후우를 조금씩 놓았다.

모래는 공연 내내 병뚜껑을 등에 진 소라 껍데기 옆에 두었다. 노을은 접지 않은 촉수로 박자를 세었고, 작은 관객들은 한 소리가 가라앉을 때까지 다음 소리를 기다렸다.

AI 편집 삽화: 병뚜껑 속 달과 노을의 한 번 더가 남는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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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 속 달과 노을의 한 번 더가 남는 마지막 장면 · AI 편집 삽화 · 실제 기록 사진이 아님

달이 웅덩이 위로 올라오자 초록 병뚜껑 안에도 조그만 달 하나가 담겼다. 모래가 집게를 들자 노을이 촉수 끝을 흔들며 물었다. ‘한 번 더?’

모래가 소라 껍데기를 톡 두드렸다. 물길이 사르르 지나갔다. 초록 병뚜껑은 이번에도 꼭 같은 온도로, 딸랑 하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