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0282026년 9월 3일 목요일STORY DESK · FAIRY TALE
여백신문THE MAR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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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창작 동화

A KIND ORIGINAL STORY FOR CHILDREN

세 번째 낮은 바람

늦은 오후 안뜰에서 민들레 씨앗 솜이는 보랏빛 차이브 곁 초승달 흙을 향해 떠난다. 높은 바람과 벤치 아래 옆바람을 지난 솜이는 붉은 벽돌 틈을 흐르는 세 번째 낮은 바람을 고른다.

이야기하는 사람해온 · 이야기 / 한련 잎 · 등장인물

글자
터키옥 물뿌리개 머리에 마지막 물방울이 맺히고 민들레 씨앗 솜이 한 알이 보랏빛 차이브 곁 초승달 흙을 향해 떠 있다.
01

마지막 물방울 곁에서 솜이가 초승달 흙을 향해 떠났다.

늦은 오후의 작은 안뜰에 터키옥색 물뿌리개가 놓여 있었다. 둥근 물뿌리개 머리에는 마지막 투명 물방울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그 곁의 민들레에서 씨앗 한 알이 막 떨어져 나왔다. 열여섯 가닥 크림색 털 아래 계피색 몸통과 산호색 점 하나를 가진 솜이는 보랏빛 차이브 곁 초승달 모양의 빈 흙에 내려앉고 싶었다.

민들레 씨앗 솜이 한 알이 높은 바람을 타고 터키옥 물뿌리개와 둥근 한련 잎, 차이브 곁 초승달 흙 위를 돈다.
02

첫 번째 높은 바람이 안뜰을 작은 지도처럼 펼쳤다.

첫 번째 바람은 화단보다 높았다. 솜이는 붉은 벽돌 위로 훌쩍 올라가 안뜰을 넓게 한 바퀴 돌았다.

아래에는 한련 잎이 둥근 접시처럼, 바질이 초록 계단처럼, 낮은 나무 벤치가 긴 다리처럼 보였다. 차이브 곁 초승달 흙은 안뜰 오른쪽 끝에 누워 있었다.

크림색 민들레 씨앗 솜이 한 알이 넓은 한련 잎 가운데 내려앉고 잎 가장자리에 물방울 둘이 놓여 있다.
03

솜이는 물방울 둘이 놓인 넓은 한련 잎에서 잠깐 쉬었다.

높은 바람이 잦아들자 솜이는 넓은 한련 잎 가운데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크림색 털은 다시 둥글게 펴졌고 잎 가장자리의 물방울 둘이 반짝였다.

한련 잎이 아주 조금 들렸다. “가운데는 넓지만 가장자리는 자꾸 움직여.” 잎의 낮은 목소리가 솜이의 털 사이로 지나갔다.

터키옥 물뿌리개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한련 잎을 부드럽게 기울이고 민들레 씨앗 솜이가 다시 살짝 떠오른다.
04

마지막 물방울이 한련 잎을 기울여 솜이를 다시 띄웠다.

그때 물뿌리개 머리의 마지막 물방울이 떨어졌다. 물방울이 한련 잎 끝에 닿자 넓은 잎이 부드럽게 아래로 기울었다.

솜이는 잎을 미끄러져 다시 공중에 떴다. 두 번째 옆바람이 솜이를 낮은 나무 벤치의 다리 사이로 데려갔다.

민들레 씨앗 솜이 한 알이 낮은 나무 벤치 다리 사이를 옆으로 천천히 지나고 멀리 차이브와 초승달 흙이 보인다.
05

두 번째 옆바람은 솜이를 벤치 아래의 낮은 통로로 데려갔다.

벤치 아래 포장돌에는 잎 그림자가 포개져 있었다. 솜이는 바닥에 닿지 않은 채 옆으로 누워 천천히 돌았지만 초승달 흙은 아직 멀었다.

옆바람이 멎자 솜이의 크림색 털 몇 가닥이 로즈메리 가지 끝에 걸렸다. 솜이는 높은 잎들 쪽으로 몸을 세우는 대신 아래의 붉은 벽돌 틈을 바라보았다.

민들레 씨앗 솜이가 로즈메리 가지 끝에 잠깐 걸리고 아래 붉은 벽돌 틈의 낮은 바람이 마른 잎 조각을 민다.
06

솜이는 로즈메리 아래에서 세 번째 낮은 바람의 굽이를 보았다.

벽돌 틈에서는 세 번째 바람이 아주 낮게 흐르고 있었다. 바람은 마른 잎 조각 하나를 밀어 굽이를 보여 주었고, 솜이는 로즈메리 끝에서 털을 한 가닥씩 풀었다.

마지막 털이 가지를 놓자 솜이는 벽돌 바로 위를 천천히 미끄러졌다. 바질 줄기 아래를 지나고 낮은 화단 모서리를 돌 때마다 보랏빛 차이브가 조금씩 커졌다.

민들레 씨앗 솜이 한 알이 붉은 벽돌 바로 위의 낮은 길을 따라 보랏빛 차이브와 초승달 흙 쪽으로 간다.
07

세 번째 바람은 솜이를 벽돌보다 조금 높은 길로 천천히 옮겼다.

높은 곳에서는 첫 번째 바람이 잎 끝을 흔들었고, 벤치 아래에서는 두 번째 바람이 빈 자리만 한 번 돌았다. 솜이는 산호색 점을 앞세운 채 낮은 길을 계속 갔다.

세 번째 바람은 붉은 벽돌의 마지막 굽이를 돌아 초승달 흙 위로 솜이를 내려놓았다. 계피색 몸통이 흙에 살짝 닿자 크림색 털이 작은 별처럼 펼쳐졌다.

연보라 저녁의 초승달 흙에 민들레 씨앗 솜이가 놓이고 크림색 털이 펼쳐진 곁으로 보랏빛 차이브 꽃대가 기운다.
08

초승달 흙에서 솜이와 차이브가 같은 낮은 바람에 나란히 기울었다.

금빛 오후가 연보라 저녁으로 식었다. 보랏빛 차이브 꽃대 하나가 초승달 흙 쪽으로 기울었고 솜이의 산호색 점은 흙 가장자리에서 작게 보였다.

멀리 터키옥색 물뿌리개 머리에는 더는 물방울이 없었다. 차이브 꽃대와 크림색 씨앗 털이 같은 낮은 바람에 한 번 나란히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