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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뉴스 뒤에 숨겨진 '가정'의 함정: 우리가 몰랐던 기후 기여 분석의 실체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지난 8월 26일, 히말라야 랑탕 리룽(Langtang Lirung)산에서 거대한 바위와 얼음 덩어리가 붕괴하며 네팔과 티베트 국경 지대를 집어삼키는 참혹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재난이 발생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9월 17일,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월드 웨더 어트리뷰션(World Weather Attribution, 이하 WWA)'은 기다렸다는 듯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과학자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로 결론지었다"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네팔 정부는 이 보고서를 근거로 유엔에 2,000만 달러의 손실 보상금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데이터 비평가의 시각에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수십 년의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 복잡한 기후 분석이 어떻게 한 달 만에 완성될 수 있을까요? 저는 WWA가 발표한 96건의 연구 사례를 직접 복제(Replicate)하며 이들의 방법론을 정밀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우리가 믿어온 '과학적 기여'의 실체는 교묘한 '과학적 눈속임'에 가까웠습니다.
1. 가정이 분석을 지배할 때: "A"는 Attribution(기여)이 아니라 Assumption(가정)이다
WWA는 2014년 설립 이후 120회 넘게 기상 이변을 기후 변화와 연결해 왔습니다. 이들은 특정 사건의 발생 확률이 기후 변화로 인해 몇 배 높아졌다는 자극적인 수치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프로토콜을 뜯어보면, 기후 변화를 분석을 통해 도출해야 할 '결과'가 아닌, 시작부터 정해놓은 '원인'으로 설정하는 근본적인 왜곡을 드러냅니다.
WWA의 분석 지침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분포의 주요 변화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것이라고 가정한다." (It is assumed that the main changes in the distribution are due to global warming.)
이것은 과학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분석이 아니라 '순환 논리(Circular reasoning)'의 전형입니다. 이들은 해양 순환, 토지 이용 변화, 지역적 기상 조건과 같은 핵심 변수들을 무시한 채, 오직 국지적 기상 데이터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곡선과 얼마나 유사하게 움직이는지만을 측정합니다. 즉, WWA의 'A'는 기여(Attribution)가 아니라 철저히 편향된 '가정(Assumption)'입니다.
2. IPCC의 엄격한 과학과 WWA의 '초고속' 보고서의 간극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30년간 엄격한 2단계 방법론을 유지해 왔습니다. 반면 WWA는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왜곡하며 '초고속' 결론을 도출합니다.
비교 항목
IPCC (정부 간 협의체)
WWA (월드 웨더 어트리뷰션)
분석 기간
수십 년 이상의 데이터 축적 및 검증
재난 발생 후 수주 내 (미디어 노출 위주)
핵심 단계 1: 탐지 (Detection)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Internal Variability)으로 설명 가능한지 통계적 검증
단계 생략: 모든 변화를 즉각적으로 외부 요인으로 간주
핵심 단계 2: 기여 (Attribution)
온실가스, 에어로졸, 지표면 변화 등 다양한 원인 분석
가정으로 대체: 오직 지구 온난화만을 유일한 원인으로 상정
확신도 (Confidence)
홍수, 가뭄, 태풍 등은 데이터 부족으로 '낮은 확신도' 유지
거의 모든 사건을 기후 변화와 연결하며 높은 확신도 과시
IPCC는 "탐지(Detection)" 단계를 통해 해당 현상이 단순히 자연적인 날씨 변화인지부터 까다롭게 따집니다. 하지만 WWA는 이 필터를 제거하고 모든 기상 이변을 기후 변화의 결과물로 기정사실화합니다.
3. 6,776개의 홈런과 특허 출원 건수: 상관관계의 함정
WWA 방법론의 가장 치명적인 취약점은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모든 수치는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논리적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저는 WWA의 방식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증명하기 위해 다른 데이터를 대입해 보았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메이저리그(MLB)의 홈런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WWA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2019년 기록된 6,776개의 홈런은 1900년의 기후 체제에서는 통계적으로 발생 불가능한 사건"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실제로 2023년 AP 통신은 기후 변화가 홈런을 늘렸다는 황당한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2019년 일본을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Hagibis)의 사례를 보십시오. WWA는 기후 변화가 피해액을 40억 달러 늘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WWA의 모델에서 '지구 기온' 대신 '글로벌 특허 출원 건수'를 넣고 돌려본 결과, "특허 출원의 증가가 하기비스의 강우 확률을 약 4배 높였으며, 28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폭우를 7년에 한 번꼴인 흔한 사건으로 바꿨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발명가들이 혁신을 멈추지 않으면 홍수가 늘어난다는 식의 결론이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4.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정치적 옹호 활동
WWA가 부실한 근거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보고서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들의 설립 목적은 과학적 진실 규명이 아니라 정치적 선동(Advocacy)에 있기 때문입니다. WWA의 설립자들은 기초 논문에서 이 방법론을 만든 이유가 "기후 변화의 '즉각성'을 부각시켜 탄소 배출 완화(mitigation)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들의 뒤에는 그랜섬 재단, 유럽 기후 재단, 그리고 베이조스 지구 펀드(Bezos Earth Fund)와 같은 거대 자본이 있습니다. 특히 베이조스 지구 펀드는 WWA를 지원하는 동시에, 이들의 방법론을 검증해야 할 미국 국립과학원(NAS) 위원회까지 후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정치적 과학자'들의 제도권 침투입니다. 차기 IPCC 보고서의 극한 기상 현상 챕터 작성 위원 20명 중 무려 9명이 WWA와 관련된 '기여 분석' 과학자들로 채워졌으며, WWA의 공동 설립자가 챕터 의장(Lead)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IPCC마저 정치적 옹호 집단에 의해 오염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정책이 바꿀 수 없는 날씨, 그리고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질문
많은 이들이 탄소 배출 정책을 통해 당장 내년의 태풍이나 폭염을 막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주류 기후 과학의 실체는 차갑습니다. 정부가 어떤 급진적인 환경 정책을 채택하더라도, 우리 세대는 물론 자녀와 손주 세대까지 기상 이변의 빈도나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스마트하고 실용적인 기후 정책은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래의 날씨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과학이 아닌 환상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WWA가 제공하는 '편리한 원인'은 대중에게 심리적 위안과 정치적 동력을 줄 수는 있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복잡하고 불편한 과학적 진실을 직시할 것인가, 아니면 심리적 위안을 주는 가짜 인과관계의 포로가 될 것인가?"
Source: Roger Pielke Jr., How to Fake Climate Science and Fool the World, Free Press, Sep 21,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