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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의 몰락? 아니, 우리가 몰랐던 '수익형 달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1. 달러의 위기설, 그 익숙한 착각에 대하여
"달러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글로벌 지정학적 균열이 생길 때마다 반복되는 이 선언은 이제 식상하기까지 합니다. 많은 이들이 미국의 국력 쇠퇴를 근거로 달러가 예비통화(reserve currency)로서의 지위를 잃고 몰락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즐겨 씁니다. 역사학자 아담 투즈(Adam Tooze)는 이러한 대중적 상상력을 '금융 픽션(fin-fiction)'이라 명명했습니다.
우리는 '미국 쇠퇴'라는 매혹적인 서사에 취해, 정작 눈앞에서 벌어지는 자본 흐름의 본질적인 변화를 놓치고 있습니다. 달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던 '창고에 쌓아두는 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역동적인 자본'으로 그 형태를 진화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2. 테이크아웃 1: 우리가 '정상'이라 믿었던 2000년대는 사실 '역사적 예외'였다
많은 이들이 달러의 위상을 평가할 때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수조 달러를 공식 비축분으로 쌓아두던 이 시기는 사실 역사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구간이었습니다.
하이퍼-글로벌화의 방어적 기제: 2000년대의 전례 없는 외환보유고 증가는 신흥국, 아시아 수출국, 산유국들이 급격한 글로벌화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방어적 반응'이었습니다.
2015년의 변곡점: 칼 샤모타(Karl Schamotta)와 브래드 셋서(Brad Setser)의 분석에 따르면, 미 국채(Treasuries)와 정부기관(Agencies)에 쟁여두던 공식적인 외환보유고 축적은 2015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둔화되었습니다.
전략적 통찰: 과거의 잣대로 현재의 달러를 평가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예비통화라는 지위는 고정된 역사적 구조가 아니며, 2000년대의 모델이 미래에 재현될 이유도 없습니다.
"예비통화라는 지위, 즉 전 세계 공식 예약 관리자들이 수조 달러를 공개적으로 쌓아두는 자산의 발행국이라는 지위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적 구조가 아니다." — 아담 투즈

3. 테이크아웃 2: '예비통화'에서 '포트폴리오 및 수익형 달러'로의 전환
이제 달러의 성격은 '비축 자산'에서 '수익형 달러(Profit Dollar)'이자 '포트폴리오 및 자금 조달(Funding) 통화'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차이는 돈의 '상태'에 있습니다.
정적인 예비통화 vs 동적인 자금 조달 통화: 과거의 예비통화가 안전을 위해 금고에 '주차(Parked)'된 돈이었다면, 오늘날의 달러는 수익을 위해 끊임없이 '활용(Put to work)'되는 돈입니다.
가장 수익성 높은 관문: 달러는 이제 전 지구적 규모의 복잡한 금융 공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매개체입니다. 미국 금융 시장은 단순히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기회의 관문'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지배력의 본질: 금융 부문이 '지배적(Dominant)'인 위치를 점하면서, 실물 부문은 오히려 이 금융적 논리에 따라 '결정(Determinant)'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4. 테이크아웃 3: 외국인 자본은 이제 미국 정부가 아닌 '미국 기업'을 산다
브래드 셋서의 데이터는 자본 흐름의 질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2020년대 초반 이후, 외국인 자본은 더 이상 미 국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들은 결정적으로 미국 기업의 주식과 채권으로 이동했습니다.
'임페리얼 스택(Imperial Stack)'의 구매: 외국 자본은 이제 미국의 부채를 대신 짊어지는 대신, 애플이나 엔비디아 같은 독점적 기술력을 가진 미국 기업, 즉 '임페리얼 스택'의 이익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신자유주의의 완벽한 결말: 이는 외국인이 자신들이 벌어들인 달러 현금으로 '미국이라는 국가의 소유권'을 직접 구매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미국의 금융 시장이 전 세계 자본을 빨아들여 자국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이 구조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도달한 가장 강력한 형태의 국력 과시입니다.

5. 테이크아웃 4: 중국의 은밀한 변화와 '제재 리스크'의 부상
달러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지고 다중 논리(multi-logic)화되었습니다. 중국의 행보 변화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비공식 채널로의 도피: 과거 국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였던 중국은 이제 공식적인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대신, 비공식적인 경로로 자산을 분산시키고 있습니다.
제재 리스크와 은폐: 2014년 이후 관측된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금융 제재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큽니다. 막대한 달러를 공식적으로 쌓아두는 것이 대외적인 압박이나 '당혹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자산의 정체를 숨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안 부재의 현실: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희망 회로에 가깝습니다. 자본 통제가 존재하는 위안화는 달러가 수행하는 복합적인 금융 공학의 매개체 역할을 결코 수행할 수 없습니다.
6. 결론: 더 강력하고 복잡해진 달러 시스템, '소비 시장'이라는 최후의 보루
달러 패권은 저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교묘하고 강력한 방식으로 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 힘의 원천은 단순한 금융 시장의 크기뿐만이 아닙니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국가들이 달러 시스템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미국의 '소비 시장'에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수요를 레버리지로 삼아 글로벌 수요 전체를 통제합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미국의 영향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이유는, 전 세계가 미국의 소비 시장과 그 안에서 창출되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20년 전 중앙은행 금고에 쌓인 달러의 양만 보며 세상의 변화를 읽으려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달러는 '수익'이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의 부를 미국 기업의 가치로 치환하며 그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Source: Adam Tooze, After the dollar as reserve currency, the (profit) dollar as a “portfolio currency”, Sep 22,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