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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주택 가격에 대해 '착각'하는가: 데이터가 말해주는 주택 시장의 5가지 반전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1. 우리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정말 오를까?
새로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대중의 직관은 명확합니다. "화려한 새 건물이 들어오면 동네가 비싸지고, 결국 임대료가 올라 내가 쫓겨날 것"이라는 공포죠. 하지만 경제학의 기본 원리는 정반대입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내려가야 합니다.
왜 주택 시장에서는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요? 도시 정책 분석가들은 이를 '민속 경제학(Folk Economics)'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대중이 복잡한 시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때, 데이터나 구조적 분석보다는 직관과 심리적 장벽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엘먼도프(Christopher Elmendorf) 교수 등의 최신 연구를 통해, 우리가 주택 시장에 대해 가진 5가지 결정적인 오해와 그 이면의 데이터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2. [반전 1] 중고차 가격은 이해해도, 주택 가격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우리는 다른 물건의 가격이 오를 때는 '공급 부족'을 즉각적인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특히 최근의 경험이 이를 증명합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문제로 중고차 가격이 폭등했을 때, 그 원인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정확히 이해한 응답자는 85%에 달했습니다. 사람들은 뉴스와 일상적 경험을 통해 '공급망 충격'을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택으로 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택 공급이 10% 늘어날 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왜 이런 경험적 일반화의 부재가 나타날까요?
주택은 자동차와 달리 '극도로 수명이 긴 내구성 재화'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간 전체 주택 재고 중 신규 공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0.7%에 불과합니다. 즉, 주택 시장의 공급 탄력성(Supply elasticity)이 거시적으로 변하는 것을 일상에서 체감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은 자동차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주택에 적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새 집 = 비싼 집'이라는 단편적인 관찰에만 매몰되는 것입니다.

주택 vs. 자동차, 자유무역 등 기격효과 인식
주택 vs. 자동차, 자유무역 등 기격효과 인식
3. [반전 2] "범인은 바로 저 집주인이야!" : 악당을 찾는 사람들
경제학은 가격 상승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보지만, 대중은 비난할 '악당'을 찾는 것이 훨씬 심리적으로 편안합니다. 설문에서 대중이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대상은 바로 개발업자(Developers)와 집주인(Landlords)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크리스토퍼 엘먼도프 교수는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지적합니다.
"대중문화 속에서 개발업자는 종종 돈만 아는 탐욕스러운 인물이나 크리스마스를 훔치는 '그린치(Grinch)'처럼 묘사됩니다. 또한, 주택 인허가 과정이 지자체의 재량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개발업자는 부패와 연결된 이미지로 각인되곤 하죠."
시장의 외생적 충격(Exogenous shocks)을 분석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인 신념(stable belief)으로 자리 잡기 쉽습니다. 주택 공급의 효과에 대한 믿음은 쉽게 흔들려도, "개발업자는 탐욕스러운 악당이다"라는 믿음은 매우 견고하게 유지됩니다.

주택시장의 악당들
주택시장의 악당들
4. [반전 3] 집값 하락을 원하는 집주인? '홈보터 가설'의 배신
경제학계의 오랜 정설 중 하나는 '홈보터 가설(Homevoter Hypothesis)'입니다. 집을 가진 사람은 오직 자신의 자산 가치 상승만을 위해 행동하며,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모든 개발에 반대한다는 이론이죠.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 이기적 인간형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조사 결과, 집주인의 57%가 집값과 임대료가 현재보다 낮아지기를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설문이 '기타 여건이 동일하다면(Ceteris paribus)'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는 것입니다. 즉, 지역 사회의 삶의 질이나 경제 상황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집주인들조차 지나치게 높은 주거비가 가져오는 사회적 비용과 자녀 세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단순히 재산권 행사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5. [반전 4] '이동의 사슬': 시장가 아파트가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
가장 반직관적이며 논쟁적인 개념은 '시장가 주택(Market-rate housing)' 공급의 효과입니다. 대중은 흔히 소위 '럭셔리 아파트'가 들어서면 서민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동의 사슬(Vacancy chains)' 효과가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고소득층을 위한 새 주택이 지어지면 그곳으로 이사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고소득층이 비운 집에는 중간 소득층이, 그 중간 소득층이 비운 집에는 그다음 계층이 들어오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약 5단계의 연쇄 이동을 거쳐 결국 저소득층을 위한 가용 주택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복잡한 경제학적 개념을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통해 시각적으로 설명했을 때 대중의 반응입니다. 실험 결과, 이동의 사슬을 설명하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주택 공급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시장가 주택 공급을 허용해야 한다는 정책적 선호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그 효과는 기존 경제학 문헌의 설득력보다 무려 3배나 강력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그린치' 신화를 깨뜨리는 순간입니다.
6. [반전 5] 우리의 신념은 생각보다 '말랑말랑'하다
주택 공급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견해는 의외로 확고한 이데올로기가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비태도(non-attitudes)'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가 없어 그때그때 직관적인 대답을 내놓는 상태라는 것이죠.
여기서 정책 입안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옵니다. 일반 대중의 신념은 가변적이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엘리트(Mayors/Elites)들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스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시장(Mayors)이 과거의 공급 회의론에서 벗어나 학술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엘리트들 사이의 설득(Elite Persuasion)은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는 대중을 설득할 적절한 정보와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정책적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MR” refers to market-rate housing and “BMR” to price-regulated, below-market-rate housing
“MR” refers to market-rate housing and “BMR” to price-regulated, below-market-rate housing
7. 결론: 주택 정책, 경제학을 넘어 '민속 경제학'을 극복해야 할 때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이나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중은 주택 가격 안정을 원하면서도, 정작 공급을 늘리는 개발업자에게는 임대료 규제(Rent control)나 기부채납형 저소득층 주택 할당(Deed-restricted affordable housing) 같은 징벌적 규제만을 선호하는 모순에 빠져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대중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심리적 장벽, 즉 '주택 시장에 대한 민속 경제학적 오해'를 어떻게 풀어낼지입니다. 우리가 눈앞의 '악당'을 비난하고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는 동안, 실질적으로 집값을 낮출 수 있는 공급의 연쇄 고리는 끊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