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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는 정말 실패했을까? 400개 통계 모델이 말해주는 뜻밖의 진실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 성장에 완전히 실패했다."
오늘날 언론, 학계, 그리고 지식인 사회에서 이 문장은 비판의 여지가 없는 '상식'처럼 통용됩니다.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는커녕 불평등을 야기하고 성장을 저해했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대중적 지지를 얻어왔습니다.
정말로 신자유주의와 경제 발전은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일까요? 저명한 주류 및 비판적 정치경제학자들 역시 수년 동안 이러한 통념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습니다.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장하준과 그라벨(Chang and Grabel), 데이비드 코츠(David Kotz), 맬컴 소이어(Malcolm Sawyer) 같은 학자들은 신자유주의 체제가 지난 수십 년간 성장 둔화의 주범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념적 수식어와 단편적인 데이터 체리피킹을 걷어내고, 엄격한 실증 데이터 전체를 전면적으로 펼쳐놓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정치경제학자 티보르 루타르(Tibor Rutar)는 경제적 자유와 경제 발전(1인당 실질 GDP) 사이의 관계를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해 약 400개의 회귀분석 모델을 종합한 사양 곡선 분석(Specification curve analysis)을 수행했습니다. 과연 400개 통계 모델의 숲이 말해주는 뜻밖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1. 데이터의 반격: 경제적 자유는 성장을 끌어올린다
많은 비판자가 "신자유주의 정책은 성장을 촉진하기는커녕 경제를 망가뜨렸다"고 단언해 왔습니다. 학계의 저명한 목소리들을 들어보시죠.
"신자유주의화는 전 세계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데 전반적으로 실패했다." — 데이비드 하비 (David Harvey, 2005)
"신자유주의가 자신의 주요 성과라고 주장하는 경제 성장을 실제로는 전혀 촉진하지 못했다는 것이 현실이다." —
장하준 & 그라벨 (Chang and Grabel, 2005)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형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가져올 수 없다." — 데이비드 코츠 (David Kotz, 2014)
"시장 촉진과 이윤을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아젠다와 연관된 자본주의 경제의 주요 경향들은 지난 40년간의 경제 성장 둔화에 유의미한 기여를 했다." — 맬컴 소이어 (Malcolm Sawyer, 2026)
이러한 주장들은 매우 강력해 보이지만, 약 400개의 통계 사양을 망라한 데이터의 전면적인 신호는 전혀 다른 진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통제 변수와 지표를 적용한 전체 회귀분석 모델 중 무려 63%에서 경제적 자유와 1인당 실질 GDP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p < 0.05)가 나타났습니다. 즉, 경제적 자유 수준이 높을수록 국가의 경제 발전 수준 역시 높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분석의 각도를 바꾸어도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국가 간 비교 분석 (Between-country analysis): 전체 모델의 무려 69%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국가 내 시간에 따른 변화 분석 (Within-country analysis): 시계열 변화를 통제했음에도 56%에 달하는 모델에서 유의미한 양의 영향이 관측되었습니다.
종합 경제자유지수 (Aggregate economic freedom index): 세부 항목을 합산한 종합 지수를 사용했을 때는 전체 모델의 85% 이상에서 성장에 대한 양(+)의 상관관계가 확고하게 입증되었습니다.
2. '작은 정부'라는 환상: 정부 규모 줄이기는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판자들의 비판은 100% 틀린 환상이었을까요? 이 글의 제목에 붙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별표(*)에 바로 그 결정적인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측정하는 5가지 핵심 구성 요소 중 유독 단 하나의 지표만이 성장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정부 규모(Government size)' 지표입니다. 사양 곡선 분석 그래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을 뜻하는 '푸른색 지표'의 절대다수를 차지한 것이 바로 이 정부 규모 모델들이었습니다. 즉, "정부 지출을 무조건 줄이고 정부의 크기를 축소해야만 경제가 발전한다"는 전통적 신자유주의의 대표 도그마는 데이터상으로 완전한 꽝(dud)임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신자유주의'라는 커다란 묶음 상자 속에서 '작은 정부'라는 핵심 교리는 성장에 실패했지만, 이를 제외한 시장 중심의 나머지 제도적 요소들은 국가 발전에 유의미한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3. 그렇다면 무엇이 성장을 이끄는가? 4가지 실질적 요인
정부 규모 축소가 성장의 열쇠가 아니라면, 경제적 자유의 어떤 요소들이 실질적인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것일까요? 정부 규모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성 요소는 매우 높은 통계적 유의성을 기록하며 시장 경제의 진짜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증명했습니다.
법적 시스템 및 재산권 보호 (77%): 회귀분석 모델의 77%에서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공정한 법집행과 사적 재산권 보호는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장기적인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핵심 기반입니다.
건전한 화폐제도 (77%): 법적 시스템과 동일하게 77%의 모델에서 높은 유의성을 나타냈습니다. 예측 가능한 인플레이션 관리와 건전한 화폐제도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자산 가치를 보존하여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가능케 합니다.
무역의 자유 (약 70%): 전체 모델의 약 70%가 긍정적 상관관계를 입증했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의 자유는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비교우위에 따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끌어냅니다.
규제 완화 (65%): 65%의 모델에서 규제 완화가 성장을 견인하는 유의미한 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과도한 시장 진입 장벽과 불필요한 행정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혁신적 기업가 정신을 촉진하고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합니다.
특히 수백 개의 모델을 동시에 검증할 때 우연히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확률(제1종 오류)을 제어하기 위해 Holm-조정 유의성 검정 및 joint p 검정 등 극도로 엄격한 통계적 보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이 4가지 요소는 매우 까다로운 유의 수준 기준(p < 0.01 또는 p < 0.001)을 흔들림 없이 통과했습니다.

4. 확증 편향의 함정: 내 편향에 따라 달라지는 데이터 검증 기준
티보르 루타르의 이번 연구가 제공하는 가장 깊은 통찰은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닙니다. 바로 지식인 사회에 팽배한 확증 편향과 선택적 체리피킹에 대한 매서운 방법론적 경고입니다.
연구자인 루타르가 굳이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설(경제적 자유-발전)을 이토록 가혹한 400개 모델의 사양 곡선 분석으로 검증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얼마 전 '불평등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동일한 다변량 사양 곡선으로 연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분석 결과,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민주주의가 훼손된다"는 대중적 믿음은 통제 변수를 입력하자 수백 개의 모델 대부분에서 비유의미하게 나타나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평등이 민주주의를 망친다고 믿고 싶어 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기이했습니다. 수백 개의 비유의미한 다변량 모델은 깡그리 무시한 채, 아주 예외적으로 유의미하게 나온 소수의 단변량 회귀 모델이나 국가 간 비교 일부만을 콕 집어내어 "거 봐라, 내 말이 맞지 않느냐!"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국가 단위 표본 수가 적어 통계적 검정력이 낮아 비유의미하게 나왔을 뿐"이라며 데이터의 명확한 신호를 부정했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가설 앞에서는 허술한 단순 상관관계도 '완벽한 증거'로 포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 '경제적 자유와 경제 발전' 연구처럼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그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 돌변합니다. 무려 63%~85%에 달하는 압도적 다수의 모델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입증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갑자기 이렇게 태도를 바꿉니다:
"상관관계일 뿐 완벽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
"비유의미하거나 음(-)의 관계를 보이는 예외적인 모델도 일부 존재하지 않는가?"
"내가 생각하는 다른 통계 보정법을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결론에는 한없이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원치 않는 결론에는 갑자기 완벽한 인과성과 결점 없는 엄밀함을 요구하는 이중잣대, 이것이 바로 Slate Star Codex가 꼬집은 현상입니다.
"선택적 엄격함을 경계하라 (Beware Isolated Demands for Rigor)" — Slate Star Codex
참된 지적 성실함(Intellectual Honesty)은 연구자가 자신의 선호나 편향에 따라 검증 기준을 바꾸지 않는 데서 출발합니다. 루타르가 강조했듯, 연구자는 자신의 이념적 편향에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 손을 뒤로 묶고(tie hands behind back)' 자신이 지지하는 가설에도 똑같이 가혹한 잣대(tough love)를 적용하여 데이터가 보내는 전면적인 신호를 솔직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5. 데이터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
400개 통계 모델의 사양 곡선 분석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경제적 자유와 경제 발전은 분명 함께 갑니다. 사적 재산권 보호, 건전한 화폐제도, 무역의 자유, 규제 완화라는 4대 시장 제도는 국가 경제 발전에 강력한 실질적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작은 정부' 자체가 성장의 해답은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정부 규모 축소가 성장을 이끈다는 신자유주의적 도그마는 데이터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믿고 싶은 데이터만 체리피킹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자의 손을 묶고 사양 곡선의 전체적인 신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지적 성실함이 절실합니다.
물론 이번 분석 결과를 맹목적인 신자유주의 찬가나 단순한 인과관계의 완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경제적 자유가 발전을 이끄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법제도와 자유로운 시장을 구축하게 되는 역인과성(Reverse causation)이 공존할 수 있으며, 관측되지 않은 통제 불가능한 잔여 교란변수(Residual confounding)의 가능성도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도그마와 섣부른 통념에 갇히지 않고, 객관적인 데이터의 숲 전체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태도는 사회과학과 대중 경제학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미덕입니다. 우리는 과연 거친 정치적 이념과 확증 편향을 내려놓고, 손을 뒤로 묶은 채 데이터가 조용히 들려주는 뜻밖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Source:Tobor Rutar, Neoliberalism* and Development do go together But small government and development don’t, Political Economy, Stats, and Society, Nov 04,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