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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전투기부터 친환경 미래까지: 희토류가 그린 지정학의 치명적 반전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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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과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그리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최첨단 F-35 전투기에는 한 가지 명확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현대 하이테크 문명과 국가 안보를 떠받치는 핵심 자원인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없이는 단 한 대도 정상 작동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최첨단 F-35 Lightning II 전투기 한 대를 제작하는 데에는 무려 920파운드(약 417kg)에 달하는 희토류 소재가 투입됩니다. 군사 기술 분야에서 희토류의 쓰임새는 매우 정교합니다. 고온에서도 강력한 자성을 유지하는 삼마륨-코발트(SmCo) 자석은 정밀 유도 미사일, 스마트 폭탄, 전투기 엔진에 필수적이며, 현존 가장 강력한 자력을 발휘하는 네오디뮴-철-보론(NdFeB) 자석은 경량화가 생명인 항공우주 부품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핵심을 이룹니다. 미 국방부(DOD)의 전체 희토류 소비량은 미국 내 소비량의 약 5%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그 안보적 중요성은 대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미지의 원소들은 어떻게 글로벌 산업과 첨단 무기체계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되었을까요? 18세기 화학실험실의 발견에서 시작해 첨단 공급망의 지정학적 병목(Chokepoint)에 이르기까지, 희토류에 얽힌 기묘한 반전과 현실을 정밀하게 분석해 봅니다.

1. "희토류"는 사실 희귀하지 않다: 이름에 숨겨진 기묘한 반전

'희토류(Rare Earths)'라는 단어를 접하면 대부분 지각 깊은 곳에 극소량만 매장된 희귀한 흙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는 화학 역사를 통틀어 가장 널리 퍼진 오해 중 하나입니다. 희토류는 주기율표상 란타넘족 15개 원소에 이트륨과 스칸듐을 더한 총 17개 원소를 통칭하는데, 지각 내 매장량 자체는 의외로 풍부합니다.

대표적으로 희토류 원소 중 하나인 세륨(Cerium)은 지구 지각에서 29번째로 흔한 원소입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쓰는 구리나 금, 플래티넘은 물론, 납(Lead)보다도 3배나 더 많이 지각에 묻혀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희귀한 흙'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이름이 붙었을까요? 18세기와 19세기 유럽 화학자들이 스칸디나비아 등지에서 이 광물들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산(Acid)에 녹는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는 모습에 착안해 당시의 기술 용어인 '흙(Earths)'을 붙였고, 생전 처음 보는 물질이었기에 '희귀하다(Rare)'는 수식어를 더했던 구식 명칭이 그대로 hardening된 것입니다.

학술적으로 희토류는 란타넘부터 유로퓸까지의 경희토류(LREEs)와 가돌리늄부터 루테튬, 그리고 이트륨을 포함하는 중희토류(HREEs)로 나뉩니다. 세륨이나 란타넘 같은 경희토류는 지각에 비교적 풍부하지만, 디스프로슘이나 터븀 같은 중희토류는 매우 희소하며 특정 광상에만 제한적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결국 진짜 문제는 지각 속 절대 매장량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채굴하고 정제할 수 있을 정도의 농도'로 존재하는 매장지가 극히 드물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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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웨덴의 시골 마을에서 비롯된 원소 이름과 분리의 난제

희토류 원소들의 명칭을 들여다보면 이트륨(Yttrium), 이터븀(Ytterbium), 터븀(Terbium), 어븀(Erbium)처럼 철자 몇 개만 살짝 바꾸어 놓은 듯한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이 4개 원소 이름의 출처는 놀랍게도 스웨덴의 '이테르뷔(Ytterby)'라는 작고 조용한 광산 마을입니다.

1878년 이 마을 인근에서 발견된 희토류 광물(Ytterbite) 속에 수많은 미지의 원소가 뭉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시 화학자들이 발견지인 마을 이름을 조금씩 변형해 원소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문제는 이 희토류 원소들이 자연 상태에서 원암에 빽빽하게 섞여 존재하며, 화학적 성질이 서로 너무나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 단일 광산에서 채굴하더라도 17개 원소가 복잡하게 엉켜 있어 개별 원소로 분리·정제(Separation)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극도로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유용한 원소가 광석 전체 부피의 8%만 차지해도 매우 고농축으로 분류될 만큼 잔여 폐기물 처리 부담도 거대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정제가 까다로운 원소들을 최초로 대량 생산해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주역은 누구였을까요? 역사적 아이러니하게도 그 첫 단추를 꿴 것은 현재 시장을 독점하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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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희토류 산업의 진짜 개척자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었다

20세기 중반, 희토류의 대량 분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척하고 글로벌 공급을 주도한 국가 분야는 미국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개발하던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 연구진은 우라늄 속에 섞여 있는 희토류 불순물을 분리하는 데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에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에임스 연구소(Ames Laboratory)의 프랭크 스페딩(Frank Spedding) 박사 연구진은 '이온 교환법(Ion Exchange / Ames Process)'이라는 혁신적인 정제 기술을 개발해 냈고, 이는 희토류 대량 생산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후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은 컬러 TV의 빨간색 발광체로 쓰인 유로퓸과 유리 광택용 세륨 등을 쏟아내며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해외 생산자들과의 원가 경쟁에서 밀린 데다, 희토류 원석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방사성 물질(토리움, 우라늄) 처리 문제 및 환경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6년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30만 갤런에 달하는 방사성 폐수 누출 사고가 발생해 모하비 국립보호구역 환경 오염 분쟁이 격화되었고, 광산은 2002년 조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미국 정부 역시 1996년 광산국(Bureau of Mines)을 폐지하고 비축 법안을 만료시키는 등 손을 떼면서 희토류 산업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4. "캐내는 건 미국, 정제는 중국?" 서방 공급망이 빠진 치명적 함정

최근 미국은 자국 내 공급망 위기를 인지하고 MP Materials 등을 통해 마운틴 패스 광산의 채굴을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서방 세계의 희토류 공급망에는 '무늬만 자급자족'이라는 치명적인 구조적 함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이 광산에서 희토류 농축물(Concentrate)을 캐내더라도, 이를 금속이나 영구자석 등 완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인프라와 숙련된 정제 기술 인력이 서방 내에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채굴한 원석을 다시 중국으로 보내 정제한 후 완제품 형태로 재구매해 오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이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정제 및 분리 가공 용량의 85% 이상, 희토류 합금 생산의 90%, 그리고 핵심인 네오디뮴 영구자석(NdFeB) 생산의 75%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공급망의 진짜 핵심인 다운스트림 정제 및 가공 병목 구간을 중국이 완벽히 쥐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응해 서방 국가들은 급거 법적 제도 개혁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CHIPS 법, 그리고 국방부의 직접 투자를 통해 자국 내 정제 인프라 구축에 나섰으며, 유럽연합 역시 2023년 핵심원자재법(EU 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안은 2030년까지 EU 내 희토류 소비량의 최소 10%를 직접 채굴하고, 40% 이상을 EU 내부에서 정제·가공하도록 법적 목표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글로벌 무대에서는 개발도상국을 둘러싼 '자원 외교(Resource Diplomacy)'의 불꽃이 튀고 있습니다. 베트남, 미얀마, 그리고 아프리카의 말라위, 부룬디 등 희토류가 묻힌 자원국들을 향해 미국 등 서방과 중국의 투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 냉전 시대를 방증하는 듯한 지정학적 자원 쟁탈전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5. 친환경 그린 테크의 역설: 오염, 자원 무기화, 그리고 5% 미만의 재활용률

풍력 발전기와 전기차 등 친환경 그린 테크의 핵심 자원이라는 찬사 뒤에는 심각한 환경적·지정학적 역설이 존재합니다. 희토류 추출 및 정제 과정에서는 독성 화학물질과 방사성 부산물이 대량 발생하며, 중국 내몽골 지역의 독성 호수 형성과 미얀마 카친주(Kachin State)의 불법 채굴에 따른 생태계 파괴는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중국은 이 자원을 이미 무기화한 전력이 있습니다.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며 자원 공급망이 강력한 외교적 위협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도시 광산(Urban Mining)'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현실은 매우 차갑습니다. 기술적 난제와 막대한 정제 비용으로 인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의 재활용 비율은 5% 미만에 불과합니다. 신규 채굴과 정제 생태계 확충 없이는 급증하는 그린 테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6. 자원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희토류는 단순히 땅속에서 캐내는 무생물 광물이 아닙니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 IT 기술, 국가 안보의 핵심인 국방 무기체계, 그리고 탄소중립으로 가는 친환경 미래의 주권을 결정짓는 가장 날카로운 지정학적 무기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우방국들이 사활을 걸고 독립적인 공급망 구축에 나섰지만, 수십 년간 중국이 축적해 온 기술적 노하우와 가공 인프라,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라는 거대한 벽을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술 혁신과 친환경이라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류는 과연 이 치명적인 '지정학적 자원 덫'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자원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 패권을 쥐는 새로운 자원 지정학의 시대,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거대 강국들의 치열한 수싸움은 이제 막 본격적인 2막을 열었을 뿐입니다.

Source: Jordy Lee Caldelon, Rare Earth Explained, Milken Instiute Review, July 26,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