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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 부와 권력이 시장의 Rule을 지배하는 5가지 충격적 진실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우리는 왜 아무리 잠을 줄여가며 일해도 부자가 되기 어렵고, 사회적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는가?"
많은 이들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논할 때 '자율적인 자유 시장'과 '정부의 개입'이라는 전형적인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히곤 한다. 시장은 가만히 두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이뤄내는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여 시장을 왜곡한다는 주장이 보수적 경제학의 오랜 신화였다. 하지만 정치경제학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 프레임은 현실의 본질을 완벽하게 가리는 거대한 허구에 불과하다.
시장이라는 공간은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존재하는 생태계가 아니다. 시장은 언제나 법과 규제, 제도를 만드는 정치적 권력 구조에 의해 정의되고 조직된다. 즉,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심각한 부의 편중과 노동의 소외는 '시장의 자율적 결과'가 아니라, 누군가의 명확한 의도와 권력에 의해 시장의 규칙(Rule)이 기득권층 편향으로 재설계된 대가다.
자유시장경제라는 환상 뒤에 숨은 부와 권력의 실제 메커니즘을 파헤치고, 불평등의 뿌리를 고발하는 5가지 충격적 진실을 공개한다.
진실 1. "자유 시장 vs 정부"는 가짜 프레임이다: 시장은 이미 '사전 분배(Pre-distribution)'되고 있다
정치계와 대중 매체는 종종 '자유 시장(Free Market)'과 '정부(Government)'를 대립하는 두 축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진짜 작동 기제를 덮어버리는 '만화 영화 같은 수준(cartoon version)'의 프레임이다. 정부는 시장 밖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가끔씩 사후에 intervention(개입)하는 존재가 아니다. 독점금지법(Antitrust laws)이나 노동법을 통해 시장의 판을 짜고 규칙을 정의하는 주체가 바로 정부다.
여기서 정치경제학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사전 분배(Pre-distribution)'가 등장한다. 대중은 흔히 정부가 세금을 거두고 복지 지출을 늘려 부를 '재분배(Redistribution)'하는가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정부가 조세 제도를 가동하기 훨씬 전부터, 시장을 구성하는 법적 규칙들은 매 순간 소득과 부가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갈지를 이미 결정하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규칙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소득과 부를 '사전 분배'하고, 이후 세금과 이전 지출을 통해 전통적인 '재분배'를 수행한다. 하지만 사전 분배의 메커니즘을 놓친다면, 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가장 크고 중요한 이야기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사후적 재분배(세금 및 복지) 논의에만 매몰되는 것은 불평등의 치료법이 될 수 없다. 불평등의 근원적 해결은 재분배 이전 단계, 즉 시장의 규칙 자체가 특정 기득권층에게 막대한 부를 사전 분배하도록 짜인 불공정한 구조를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진실 2. 평범한 시민의 정책 영향력은 '0%'에 가깝다: 포웰 메모와 기업 로비의 폭발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는 1인 1표로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제 정책 형성 과정에서의 영향력은 완전히 왜곡되어 있다. 정치학자 마틴 길렌스(Martin Gilens)와 벤자민 페이지(Benjamin Page)의 2014년 연구는 이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1981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의회에서 다뤄진 1,799개 정책 결정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인 미국 시민의 선호도가 공공 정책 수립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0에 가까운 수준(near zero)'이었다.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한 실질적 주체는 거대 기업과 월가, 그리고 극소수의 부유층이었다.
이 같은 권력 지형의 불평등을 야기한 역사적 전환점은 1971년 루이스 포웰(Lewis Powell) 메모였다. 훗날 대법관이 된 루이스 포웰은 미국 상공회의소의 요청으로 작성한 비밀 메모에서, 랄프 네이더의 소비자 운동, 환경 운동,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자유기업 체제가 거대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업들에게 대규모 자금 투입과 조직적 로비를 통해 정치권에 전면적인 반격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 메모를 계기로 미국의 기업 로비 자금과 선거 기부금은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1970년대 전까지만 해도 워싱턴 D.C.는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밤이면 정적만 흐르던 시골 같은 조용한 도시였다. 그러나 포웰 메모 이후 수많은 기업과 이익단체, 법률가들의 자금이 워싱턴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1990년대의 워싱턴은 전 세계 최고급 비스트로와 5성급 호텔,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2개 군(County)이 인접한 '화려한 로비의 수도'로 탈바꿈했다.
퇴임 후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회전문 인사(Revolving Door)' 역시 정착했다. 1976년만 해도 드물었던 퇴임 상원의원의 로비스트 전환 비율은 2012년 기준 55%에 육박했다. 의원 둘 중 한 명 이상이 임기가 끝나면 기업의 돈을 받고 옛 동료들에게 입법 로비를 벌이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정치적 권력의 상당 부분은 대단히 조용하게 행사된다. 특정 안건이 공적 의제에조차 오르지 못하게 배제하거나, 제안된 법안이 빛을 보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법안이 존재하더라도 법적 해석과 규제 적용 과정에서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에서 좋은 정책안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그 법안을 통과시킬 강력한 '권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책 아이디어는 값싸다. 그러나 권력은 엄청나게 비싸다(Policy ideas are cheap. Power is monumentally expensive)."
진실 3. 경제는 비제로섬이지만 '권력'은 제로섬이다: 부와 권력의 악순환과 계급 정치
소득과 부의 창출은 파이가 커질 수 있는 비제로섬(Non-zero sum) 게임일 수 있다. 상층부가 부유해진다고 해서 하층부의 돈을 직접 빼앗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권력'은 명백한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정점에 있는 소수에게 정치적·경제적 권력이 집중될수록 중산층과 하층부가 가지는 권력의 크기는 물리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부와 권력의 악순환(Vicious Cycle)이라는 메커니즘이 완성된다:
부의 집중 ➔ 정치적 영향력 및 규칙 재설계 권력 획득 ➔ 부유층·기업 친화적 법/제도 제정 ➔ 부의 집중 심화
기업과 부유층이 투입하는 정치 후원금은 순수한 기부가 아닌, 입절률이 극대화된 '정치적 투자'다. 2016년 대선 당시 500만 달러의 정치 자금을 기부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018년 트럼프 정부의 세법 개정을 통해 무려 7억 2,100만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누렸다. 델타항공, 모건 스탠리, 웰스 파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거대 기업들 역시 소액의 정치 기부금으로 수억 달러대의 세금 감면 혜택을 챙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 미국 대선 자금 흐름을 보면, 증권업계와 거대 법률회사 등 월가와 거대 기업의 자금이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으로도 대거 흘러 들어갔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일반 대중 78% 동의 vs 부유층 40% 동의),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53% vs 8%), 공교육 정부 지원 확대(87% vs 35%) 등 불평등 완화 정책에 대해 부유층의 시각은 일반 대중과 격차가 크다.
결국 좌파냐 우파냐,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는 정치적 이념을 넘어 "계급(Class)이 이념과 정당을 압도한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진실 4. 기득권의 입맛대로 개편된 시장의 4대 기둥: 소유권·계약·파산·집행
시장이 성립하기 위한 기본 뼈대인 4가지 기둥—소유권(Property), 계약(Contract), 파산(Default), 집행(Enforcement)—은 지난 수십 년간 부와 권력을 쥔 자들의 이익에 맞춰 철저히 개편되었다.
1. 소유권 (Property): 독점적 수입의 기간 연장
과거 14년에 불과했던 특허권 보호 기간은 20년으로 연장되었으며, 저작권 보호 기간은 당초 14년에서 무려 95년까지 늘어났다. 1998년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 만료를 앞두고 디즈니와 조지 거슈윈 가문 등의 거세게 입법 로비를 벌인 결과다. 이미 세상을 떠난 창작자에게 '창작 유인'을 제공한다는 궤변을 앞세워 저작권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거대 기업들은 수십 년간 추가적인 독점 수입(사전 분배)을 거둬들이고 있다.
2. 계약 (Contract): 노동자 보호의 무력화
미국 법원에서 기업이 강요한 '강제 중재 조항', 연율 600%에 달하는 '고리대금(Payday loans)', '부당한 약관대출' 등은 계약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모두 합법적으로 승인된다. 그러나 단 하나, 주 7일·60시간 일하도록 요구하는 '강제 야근(Forced overtime)'만큼은 승인되지 않는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아예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2020년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우버와 리프트 운전기사를 정식 직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들 기업은 2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주민발의안(Prop 22)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주 70시간씩 일하는 운전기사들을 다시 법적 보호망이 없는 '독립 계약자' 신분으로 되돌려 놓았다.
3. 파산 (Default): 채무 재조정 권리의 불공정성
거대 항공사나 부동산 재벌, 대기업들은 경영 실패 시 파산 보호 제도(Chapter 11)를 통해 수억 달러의 부채를 손쉽게 감면받고 회생한다. 반면 서민들의 삶은 냉혹하다. 2005~2006년 월가 은행들의 로비로 파산법이 개정되면서, 주택 담보 대출금이나 학자금 대출은 파산 보호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었다. 손주의 대학 학자금 대출에 보증을 섰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사회보장 연금과 노후 수당을 압류당하고 서럽게 눈물 흘리는 할머니의 일화는, 파산 제도가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지 씁쓸하게 보여준다.
4. 집행 (Enforcement): 계급에 따른 법 적용의 불평등
대기업의 독과점 및 화이트칼라 금융 범죄는 사법 당국에 의해 단순한 '사업 비용(Cost of doing business)' 정도로 치부되며 경미한 벌금형으로 마무리된다. 반면 서민층과 유색인종에게는 혹독한 형사법 체계(보석금 불허, 장기 보석 전 구금, 90%에 달하는 플리바게닝 강요)가 적용되어 유죄 판결과 경제적 파탄을 남긴다.
진실 5. 거시적 역사와 대전환: 악순환을 끊어내고 민주주의와 시장을 리셋하는 길
우리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자유 시장의 자율적 동작 결과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부와 권력을 가진 집단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시장의 규칙, 법률, 규제를 지속적으로 재설계해 온 구조적 산물이다.
그러나 이 불합리한 시스템을 직시할 때, 우리는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교수가 제시한 3가지 경고를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한다:
설명은 정당화가 아니다 (An explanation is not a justification): 현상과 메커니즘을 설명한다고 해서 그것이 도덕적·정치적으로 옳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그렇다고 계속 이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Status quo is not destiny): 현재의 상태가 미래의 불변 법칙은 결코 아니다.
체제에 대한 회의론은 자승자박이 된다 (Cynicism is a self-fulfilling prophecy): 시스템이 비틀어졌다고 포기하고 회의론에 빠지면, 민주주의는 정말로 작동을 멈추게 된다.
역사의 궤적을 돌아보라. 19세기 말 도둑정치 시대(Gilded Age)의 심각한 독점과 불평등 속에서도 미국은 1930년대 뉴딜 정책과 민주적 대전환을 통해 1970년대 후반까지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Virtuous Cycle) 시대를 개막한 경험이 있다.
"우리는 소수의 손에 부가 거대하게 집중된 사회를 가질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 루이스 브랜다이스 (Louis Brandeis) 미 대법관
부와 권력이 결탁한 악순환의 고리가 민주주의와 시장을 위협하는 지금,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은 "자유 시장은 정당하다"는 가짜 프레임을 깨부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제 우리 세대는 스스로에게 정면으로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