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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경제학(Law & Economics)에 대해 당신이 오해하고 있던 4가지 반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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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경제학(Law & Economics, L&E)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경제학 박사 학위나 법학 학위(JD)가 필요할까요? 아니면 특정 정치적 신념을 미리 공유하고 있어야만 할까요? 지식 매체 트루스 온 더 마켓(Truth on the Market)에서 법학자 브라이언 다운닝(Brian R. Downing) 교수는 아담 칠튼(Adam Chilton), 조슈아 메이시(Joshua C. Macey), 밀라 프스테흐(Mila Versteeg)가 시카고 대학교 로리뷰(University of Chicago Law Review) 심포지엄에 기고한 논문 Contemporary Law and Economics(현대 법과 경제학)를 심층 평석하며, 이 분야를 둘러싼 오해들을 정교하게 바로잡습니다.

법과 경제학은 정해진 자격증이나 단단한 거대 이념에 갇힌 학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 세계의 법과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편견 없이 파헤치는 객관적이고 독특한 '질문 방식'에 가깝습니다. 현대 법학과 기술 정책의 전선에서 활약하는 L&E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던 4가지 반전 진실을 정리합니다.

1. 경제학 박사가 없어도, 법학 학위가 없어도 L&E 학자가 될 수 있다

L&E의 대부로 불리는 리처드 포스너(Richard Posner) 전 판사는 경제학 박사는커녕 학부에서 영문학(English)을 전공했습니다. 시카고 대학교 로스쿨의 대표적 석학인 더글러스 베어드(Douglas Baird)와 다이앤 우드(Diane Wood) 역시 영문학을 전공한 인문학도 출신입니다.

반대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Ronald Coase)나 법경제학의 거장 윌리엄 랜디스(William Landes) 같은 인물들은 법학 학위(JD)가 없습니다. 서평을 쓴 브라이언 다운닝 역시 경제학 박사나 법학 학위 대신 단순한 정부학(government) 학위를 보유한 채 법률·엔지니어링 팀을 이끌며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논문의 저자들(칠튼, 메이시, 프스테흐) 역시 전문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L&E를 결정지어 주는 것은 거대 이론이나 특정 스펙이 아니라 "질문 중심적 접근법(question-driven approach)"입니다. 가설을 세우고,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검증하며, 실증적·역사적 연구 기법을 거쳐 엄격한 동료 평가(peer review)를 통과하는 집요함이 본질입니다.

"법과 경제학(L&E) 연구자들은 어떤 학문적 배경에서도 나올 수 있으며, 이들의 연구 결론은 비판적 운동을 포함한 어떠한 움직임도 지지할 수 있다."

2. L&E는 특정 정치적 결과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받는 '법·정치경제학(LPE, Law and Political Economy)' 운동과 L&E를 비교하면 방법론적 차이가 한층 명확해집니다.

LPE는 "경제적·정치적 권력이 인종 및 성별 불평등, 구조적 서열화와 불가분하게 얽혀 있다"는 비판적 세계관(비판적 인종 이론, 페미니즘, 법실용주의 등)에서 출발합니다. 시스템 내의 불평등을 폭로하는 결과론적 목표를 사전에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L&E는 정치적 목표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가설을 검증합니다. 예컨대 사회 서비스 재원 확충을 위해 백만장자 증세 법안이 발의되었을 때, L&E 학자는 실제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세수가 오히려 감소하는 역효과가 관찰된다면 정치적 취지와 무관하게 그 법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중요한 점은 L&E의 정치적 중립성이 진보적 목표 자체를 배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L&E의 실증 연구는 진보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주마다의 조세 개혁을 지지하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하며, LPE의 목표와 부합하는 상호보완적 결과를 도출해 내기도 합니다. L&E는 정답을 미리 정해놓는 대신 결론을 데이터로 증명할 뿐입니다. L&E를 단지 "LPE가 아닌 것", 즉 우파적 연구로 치부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며,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분석 도구를 맞추는 것은 학문적 엄정함을 훼손하는 나쁜 경제학입니다.

3. 고래 사냥꾼의 관습부터 와인 브랜드까지: L&E의 무한한 스펙트럼

L&E의 분석 대상은 금융이나 상법 같은 전형적인 영역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사적 규범과 관습: 다이아몬드 상인들의 사적 거래 규칙, 19세기 고래 사냥꾼들이 만들어낸 효율적인 포획 관습 분석

일상과 브랜드: 보르도 와인 상표의 식별력과 시장 가치 측정, 특허 정보 공개(patent disclosures)가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

제도와 역사: 서유럽(EU) 법률 시스템, 미국 헌법 해석에서의 원본주의(originalism)에 대한 경제적 분석, 법학전문대학원의 행정 구조

이처럼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제네럴리스트(Generalist)' 연구자들의 활약은 L&E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포스너 교수는 문학, 지식재산권, 반독점법, 입양 제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구를 확장했으며, 조나단 마수어(Jonathan Masur) 교수는 와인 브랜드, 특허 공개뿐만 아니라 헌법상 원본주의 해석에 경제학적 통찰을 적용했습니다. 아담 칠튼 교수 역시 EU 법률 연구와 로스쿨 행정 효율화 연구를 넘나들며 L&E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습니다.

4. AI 기술에 대한 근거 없는 막연한 공포와 열광을 넘어서

오늘날 인공지능(AI) 정책 담론은 주관적인 직관이나 극단적 공포(AI에 의한 인류 멸망론)와 무조건적인 기업주의적 옹호 사이를 오가는 '근거 없는 주관적 예측'으로 인해 마비되어 있는 정책 국면입니다.

따라서 AI 분야야말로 L&E 학파의 실증적 엄정함과 데이터 기반 분석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거대한 전선입니다. 이미 에릭 포스너(Eric Posner) 교수는 AI 재판관 및 사법 판단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제시하며 AI 법정책 연구의 나침반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제도적 난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의 다학제적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미세한 법원 행정 시스템의 절차적 조정을 통해 법원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한 조나단 펫쿤(Jonathan Petkun)이나, 의사들이 책임 배상 위험에 맞서 자산을 방어하는 방식을 연구한 경제학자 에릭 헬랜드(Eric Helland)의 사례처럼 서로 다른 영역의 연구자들이 교류해야 합니다. 미국 법경제학회(ALEA) 연례 학술대회나 국제법경제학센터(ICLE) 프로그램 같은 교류의 장은 이러한 실증적 융합 연구를 촉진하는 핵심적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결론: 정답을 정해놓지 않는 질문의 힘

법과 경제학(L&E)은 특정한 학위나 고정된 이념, 혹은 정파적 스펙트럼에 매몰된 학문이 아닙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의 실제 효과를 검증하려는 "질문 중심의 방법론"입니다.

급변하는 AI 기술 혁신과 정치적 분열의 시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정답을 미리 정해놓은 자의적인 주장일까요, 아니면 편견 없이 세상을 향해 정교한 질문을 던지는 법과 경제학의 실증적 엄정함일까요?

Source: Brian R. Downing, ‘Contemporary Law and Economics,’ by Adam Chilton, Joshua C. Macey & Mila Versteeg, Truth on the Market (October 23, 2026), https://truthonthemarket.com/2026/10/23/contemporary-law-and-economics-by-adam-chilton-joshua-c-macey-mila-verste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