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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정치인은 왜 모두 변호사일까? 경제학자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5가지 이유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정치판을 점령한 변호사들과 경제 전문가의 부재
대통령 선거철이 다가올 때마다 유권자들이 국정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는 것은 예외 없이 '경제'입니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유명한 선거 구호처럼, 유권자들은 언제나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지도자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정작 선거판에 나와 권력을 잡는 정치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대부분은 경제 현장과 거리가 먼 '변호사' 출신입니다. 정작 경제를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정작 경제학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는 법률가들이라는 점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이처럼 변호사들이 정치권력을 독점하게 된 역사적 배경은 생각보다 뿌리가 깊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정치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변호사가 민중과 부유층을 잇는 필수적 연결고리이자 일종의 '대리 귀족' 역할을 한다고 간파했습니다.
"변호사들은 출생과 이해관계 면에서는 민중 속에 속하지만, 습관과 취향 면에서는 귀족에 속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매번 변호사 출신 정치인을 뽑을 수밖에 없을까요? 정말로 경제가 국정의 핵심이라면, 전문 경제학자가 나라를 경영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경제학자들이 정계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5가지 충격적인 이유를 공개합니다.
경제학자가 정치를 지배하지 못하는 5가지 충격적 이유
Point 1. 미국 의회 내 경제학 PhD는 '0명': 정치판에서 실종된 전문가들
현대 세계 정치의 중심지라 불리는 미국 의회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현재 미국 의회 의원 중 경제학 박사 학위(PhD)를 소지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과거로 눈을 돌려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의미한 대권 주자로 나섰던 경제학자는 상원을 떠난 필 그램(Phil Gramm)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199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포르노 영화에 투자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비참하게 탈락했습니다. 이를 두고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테너(Edward Tenner)는 "포르노 이슈가 정치적 스캔들도 아니게 된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면, 그램은 시대를 한 20년쯤 앞서갔던 셈"이라는 유쾌한 수사적 사족을 덧붙이기도 했죠.
이처럼 수많은 경제 전문가가 존재하지만, 대중 정치의 한가운데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경제학자는 사실상 전멸한 상태입니다.
Point 2. "현실 경제 몰라도 박사 받는다?" 상아탑에 갇힌 경제학 대학원
경제학자들이 정치를 기피하는 원인은 학계 내부의 폐쇄적인 상아탑 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콜비 칼리지의 데이비드 콜랜더(David Colander) 교수가 명문 대학원 경제학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는 매우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줍니다.
1987년 조사에 이어 2005년 재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실 경제에 대한 철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경제학 박사과정생의 비율은 3%에서 겨우 9%로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통계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놀랍게도 91%에 달하는 예비 경제학자들이 "현실 경제를 아는 것은 학위 취득과 학문적 성과에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경제학도들은 현실의 생생한 경제 현장보다는 추상적인 수학적 모델링과 이론 구축에만 골몰합니다. 현실 감각보다 이론적 치밀함을 우선시하는 상아탑의 한계가 이들을 대중 정치와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Point 3. '스타트렉'과 '정책 오타쿠': 대중과 공감하지 못하는 경제학자의 이미지
대중 정치인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공감 능력'과 '매력'입니다. 하지만 경제학자 특유의 차갑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는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을 반감시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다이앤 코일(Diane Coyle) 교수는 저서 『The Soulful Science』에서 경제학자 집단이 탐정 소설이나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에 열광하며, 지나치게 기술적인 쿠키 레시피를 공유하는 등 '미스터 스포크(Mr. Spock)' 같은 냉정하고 눈치 없는 특성을 공유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섬세함이 결여된 정무 감각과 만나면 대형 정치적 참사로 이어집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2005년 "여성이 고위급 수학 및 과학 분야에서 타고난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거센 파문을 일으키고 결국 총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또한 클린턴 행정부 노동부 장관을 지낸 저명한 진보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의 사례도 유명합니다. 그는 2002년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민주당 당내 후보 경선에서 조기 낙선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선거의 최종 승자는 밋 롬니였습니다.) 선거 운동 기간 라이시는 한 언론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한계를 이렇게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정책 오타쿠(policy wonk)로서의 본능을 억누르려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Point 4. 대통령보다 나은 자리: 연준(Fed) 의장이라는 '실속형 권력'
권력 구조적 관점에서 볼 때, 진짜 수재인 경제학자들에게 '대통령'은 그다지 매력적인 자리가 아닙니다. 선거 자금을 구걸하기 위해 23세의 실리콘밸리 억만장자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지역 방송 앵커들에게 아부해야 하는 정치판에 굳이 뛰어들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들에게는 피 터지는 선거를 치르지 않고도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의 '치트키', 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존재합니다. 벤 버냉키(Ben Bernanke)나 재닛 옐런(Janet Yellen) 같은 뛰어난 거시경제학자들이 연준 의장직을 기꺼이 맡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실질적인 경제 성장이나 고용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불확실합니다. 반면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과 실제 경제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파급력을 미칩니다.
골치 아픈 정치적 쟁투와 선거 운동을 피하면서도 "저녁 7시까지 집에 돌아가 식사를 할 수 있는" 실속 있는 최고 권력을 누릴 수 있는데, 왜 굳이 대통령에 출마하겠습니까?
Point 5. 유권자는 쓰라린 진실을 싫어한다: 인기 없는 정책과 경제학의 속성
정치인은 대중에게 달콤한 약속을 건네야 표를 얻지만, 경제학의 본질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명제 아래 '고통스러운 대가와 타협(Trade-off)'을 요구합니다. 이 간극이 두 영역을 결코 섞일 수 없게 만듭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예로 들어봅시다. 경제학자들은 시장 친화적인 탄소세(Carbon tax) 도입을 열렬히 지지하고, 대중 역시 명분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탄소세 법안은 미국 주 단위 투표에서 유권자들의 반대로 단 한 번도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유럽식 복지 국가를 동경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보편적 의료·교육·보육·연금을 지탱하는 진정한 재원은 일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이 부담하는 높은 세금과 물가'에서 나옵니다.
유권자는 혜택만 원하고 대가는 치르기 싫어하지만, 경제학은 대가 없는 혜택은 없다는 쓰라린 진실을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달콤한 거짓말이 횡행하는 선거판에서 고통스러운 대가를 요구하는 경제학자의 언어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우리는 과연 경제학자 대통령을 원할 것인가?
국정의 핵심이 경제라 할지라도,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경제학자 대통령'을 맞이할 가능성은 만무해 보입니다. 유권자들이 쓰라린 타협과 고통을 요구하는 경제학자를 지도자로 찾게 되는 순간은 역설적으로 나라가 치명적인 절망과 위기에 빠졌을 때뿐일지도 모릅니다.
199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실패했던 경제학자 필 그램의 회고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날카로운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한 미국은 절대로 나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1996년에 사람들은 위기를 느끼지 않았다."
달콤한 수사와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과연 우리는 나라가 치명적인 위기에 처해 구원투수가 필요해진 뒤에야 현실을 직시하는 '경제학자 마법사'를 찾게 될까요, 아니면 변호사들의 화려한 말잔치 속에서 계속해서 위안을 얻게 될까요? 정치와 경제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멀기만 합니다.
Source: Edward Tenner, Send in the Economists?, Milken Institute Review, Dec 9,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