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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시대의 잔혹한 공간 경제학: 지방의 소멸과 도쿄 집중을 만드는 '상향 집적'의 비밀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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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국 통계가 숨기고 있는 지방 소멸의 진짜 얼굴

국가 전체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왜 최상위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과 공간적 집적은 오히려 더욱 가속화되는 것일까?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은 흔히 "사람이 줄어들면 모든 지역의 경제와 일자리가 균등한 비율로 축소될 것"이라는 안이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거시적인 국가 aggregate 통계표 뒤에 숨겨진 미시적 공간 현장의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길에 들어선 일본의 사례는 이 정교한 비대칭성을 명확히 증명한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995년에 이미 정점을 찍은 후 지난 30년간 약 17% 감소했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와중에도 도쿄 수도권(도쿄, 사이타마, 치바, 카나가와)으로 향하는 청년층의 순유입 규모는 둔화되기는커녕 더욱 가속화되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왜 최상위 대도시로의 집적은 오히려 심해지는가? 거시 통계가 만드는 착시를 거두고 도시 단위의 미시적 경제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 뒤에 작용하는 잔혹한 공간 경제학의 '상향 집적(Upward Consolidation)'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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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 통계의 착시: 전체는 '조금씩 축소'되지만, 지방은 '산업 단위로 소멸'한다

국가 단위의 거시 지표만 관찰하면 인구 감소가 가져오는 공간 재편의 본질을 결코 간파할 수 없다. 전국 통계상으로 보면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축소는 모든 산업이 전국적으로 조금씩 규모를 줄이는 집중적 경계(Intensive Margin)의 조정을 거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일본의 2009년 경제센서스에 존재했던 587개 세세분류(JSIC 3자리) 산업은 2020년에도 국가 전체 차원에서는 단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100% 유지되었다. 전국 차원에서는 산업 다각성과 종목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던 셈이다.

전통적인 도시경제학 역시 도시 규모가 고정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노동자-기업 간의 매칭이나 정적(static) 집적 이익만을 다루며 이러한 집중적 경계에 주로 주목해 왔다. 그러나 분석의 단위를 개별 도시, 즉 공간적으로 연담화된 도시 연담 영역(Urban Agglomerations, UA) 수준으로 내리면 완전히 새로운 동태적(dynamic) 메커니즘이 드러난다. 지방 도시 차원에서는 산업이 조금씩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산업 전체가 순차적으로 자취를 감추는 확장적 경계(Extensive Margin)의 소멸이 진행된다.

연구진의 이러한 통찰이 지적하듯, 거시적 수치는 도시 계층 구조를 따라 일어나는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재편을 가린다. 전국 차원에서는 모든 산업이 조금씩 인원을 줄이며 연착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개별 지방 도시 내부에서는 수많은 산업이 순차적으로 완전히 소멸하고 있다. 거시 통계가 만드는 정적인 착시가 지방 현장의 치명적인 산업 붕괴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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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자리 오목성(Concavity on Jobs)': 소도시일수록 인구 감소의 타격이 기하급수적인 이유

왜 소도시일수록 인구 감소에 따른 산업 소멸의 타격이 더 크고 치명적인가? 이는 도시 크기에 따른 산업 입지의 계층 구조(Industrial Hierarchy)와 최소 인구 문턱(Minimum Population Threshold) 개념으로 설명된다.

모든 산업이 특정 도시에 입지하여 인프라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최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장 규모, 즉 '최소 인구 문턱'을 넘어서야 한다.

고차원 전문 산업: 심혈관 외과, TV 프로그램 제작, 전문 서적 출판, 고급 금융 등은 최소 인구 문턱이 매우 높아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저차원 필수 산업: 1차 의원(내과 등), 빵집, 슈퍼마켓, 이발소, 장례식장 등 일상적인 생활 필수 서비스는 최소 인구 문턱(3만~5만 명 선)이 상대적으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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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공간 경제에서 핵심적인 점은 이러한 저차원 필수 서비스 산업들의 인구 문턱이 도시 규모 축의 하단부에 밀집되어 모여 있다(bunching)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도시 인구 크기 대비 입지 가능한 산업 수(일자리 수)의 관계는 오목한 형태(Concave)를 띤다. 실제로 일본의 448개 도시 연담 영역 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100만 미만 소도시 구간에서는 인구 로그 단위당 입지 산업 수의 기울기(경사)가 65.2개로, 100만 이상 대도시(23.0개)보다 2.8배나 가파르다.

이러한 일자리 오목성(Concavity on Jobs) 구조 때문에 동일한 비율로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소도시가 받는 타격은 기하급수적이다. 대도시는 인구가 줄어도 넓은 간격으로 배치된 고차원 전문 산업 몇 개가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뿐이지만, 소도시는 인구가 조금만 밑돌아도 촘촘히 밀집해 있던 수많은 생활 필수 산업의 인구 문턱 밑으로 동시에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2010~2020년 사이 일본의 인구 100만 미만 소도시들은 전체 입지 산업의 최대 21%가 소멸하는 심각한 구조적 붕괴를 겪었으며, 상주 인구 역시 10~20% 감소했다(전체 도시의 74%가 인구 감소 기록).

더욱 치명적인 것은 필수 산업 소멸이 가져오는 생활 인프라 붕괴의 악순환이다. 소도시에서 병원, 슈퍼마켓, 미용실 등 저차원 필수 산업이 소멸하면, 이는 단순한 일자리 감소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인프라(life infrastructure)' 자체를 파괴한다. 생활 인프라가 무너지면 비근로 연령층을 포함한 거주민들의 유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이는 인구 규모를 추가로 축소시켜 다음 단계의 산업을 연쇄적으로 쫓아내는 자가발전적 소멸 스파이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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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향 집적(Upward Consolidation): 소멸한 일자리를 찾아 도쿄로 향하는 청년들

소도시에서 최소 인구 문턱을 견디지 못하고 소멸한 산업과 일자리는 허공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해당 산업들은 그 인구 문턱을 여전히 견딜 수 있는 상위 계층 도시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모든 산업 계층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최상위 정점(Apex) 도시인 도쿄로 상향 집적(Upward Consolidation)된다.

이 과정에서 지방의 노동자들은 구조적인 소득 하락과 이주라는 갈림길에 선다.

자신이 일하던 산업이 지역에서 소멸하면, 노동자는 해당 지역에 남아있는 더 낮은 차원의 산업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임금 하락(Step-down)을 의미한다. 일본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BSS) 분석 결과, 평균 로그 실질 임금 분산의 무려 77.5%가 산업 간 격차에서 발생하며 지역 간 격차는 22.5%에 불과했다. 즉, 어떤 지역에 사느냐보다 '어떤 산업 계층에 종사하느냐'가 임금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산업 계층별 임금 구조는 극심한 전통적 凸(Convex) 형태를 띤다. 산업의 전국 입지 도시 수(hosting count)로 계층을 나누었을 때, 가장 보편적인 90분위 산업(428개 UA 입지, 슈퍼마켓·1차의원 등)에서 중간 단계인 50분위 산업(337개 UA 입지)으로 올라갈 때의 임금 상승 폭(Delta log w = 0.018)보다, 50분위에서 고차원 전문 산업인 10분위(101개 UA 입지, 본사 행정·고급 금융 등)로 올라갈 때의 임금 상승 폭(Delta log w = 0.091)이 5.04배나 더 크다. 고차원 전문 산업일수록 스킬 선별(skilled sorting)에 의해 현저히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결국 지방 노동자가 지역 내 산업 소멸로 인한 임금 하락(Step-down) 손실을 복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엇인가? 인구 감소 시대에 오사카나 나고야 같은 광역 거점 도시조차 고차원 산업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에서, 이들 중간 거점 도시로의 이동은 추후 또 다른 산업 소멸에 노출될 위험을 남긴다. 오직 전체 산업 스펙트럼의 100%를 온전히 수용하는 최상위 정점 도시 도쿄만이, 경로에 의존하지 않고 확실하게 손실된 소득을 복구할 수 있는 '최종 지대(Terminal Rent)'를 제공한다. 청년층이 오사카나 나고야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도쿄로 향하거나 결국 도쿄로 수렴하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다.

이 메커니즘의 결과로 도쿄권(도쿄, 사이타마, 치바, 카나가와)으로 향하는 20대 청년층 순유입 규모는 2010년 약 6만 명 수준에서 2024~2025년 기준 연간 11만 명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본 전체 20대 인구 중 도쿄권 거주 비중 역시 1955년 약 20%에서 2025년 약 34%로 상승했으며, 특히 본격적인 인구 감소기인 2010~2020년 10년 동안만 2.7%포인트가 급등하며 집중의 가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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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역 정책의 치명적 오판: "고용 보조금으로 일자리를 되살릴 수 없다"

이러한 공간 경제학적 진단은 그동안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온 전통적인 지방 소멸 대책과 보조금 사업의 치명적인 오판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지방 도시에서 산업과 일자리가 사라지는 근본적인 제약 조건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나 단순한 재정 부족이 아니라 시장 규모(도시 인구 크기)다. 인구 감소로 인해 특정 산업의 최소 인구 문턱 밑으로 도시 규모가 떨어진 이상, 해당 지역 기업에 아무리 대규모 고용 보조금이나 재정 지원을 지급하더라도 그 산업은 돌아오거나 유지될 수 없다. 산업을 떠받칠 인구 기반이라는 시장 자체가 소멸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 규모별로 소멸의 양상이 완전히 다름을 인지해야 한다.

대규모 광역 거점 도시(Large Core): 고차원 전문 산업 위주로 소멸이 발생하지만, 일상적인 필수 서비스 산업은 튼튼히 유지되므로 최소한의 주거 및 상주 인구 기반이 보존된다.

소도시(Small City): 슈퍼마켓, 병원, 이발소 등 하위 필수 서비스 산업이 통째로 소멸하며 주거 기반 자체가 무너진다.

따라서 "모든 지자체를 빠짐없이 균등하게 살리겠다"며 재정을 무차별적으로 흩뿌리는 지방소멸 대응기금 방식의 정책은 경제학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환상에 불과하다. 지방 재건의 핵심은 자원을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와 인구를 결합하여 최소 인구 문턱을 유지할 수 있는 거점 도시를 선별하고 전략적으로 기능을 집약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6. 인구 감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인구 감소 시대의 공간 경제학은 냉혹하지만 명확한 구조적 진실을 제시한다. 국가 전체의 인구가 줄어들 때 경제 공간은 균등하게 축소되지 않는다. 소도시의 필수 생활 산업부터 연쇄적으로 파괴되며,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를 잃은 청년들은 도시 계층 구조의 최상위 정점인 수도권으로 '상향 집적'된다.

일본이 겪고 있는 이 극단적 공간 재편은 결코 일본만의 특수한 비극이 아니다. UN 인구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25%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이탈리아, 독일 등 인구 위기에 직면한 모든 선진국이 직면할 머지않은 미래다. 특히 한국은 2018년에 생산가능인구 피크를 지나 일본을 약 23년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어, 공간적 상향 집적의 폭풍이 훨씬 더 가파르게 몰아칠 것으로 예견된다.

이제 우리는 과거 성장의 시대에 만들어진 정당성과 정서적 환상을 버려야 한다. 모든 지자체를 기존 규모대로 보존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정치적 구호에 한정된 국가 자원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모든 지역을 살리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우리는 과연 어떤 거점 도시를 선별하여 살려낼 것인가?"

Source: Mori, Tomoya and Ogawa, Miki, How an Economy Shrinks in Space: Concavity-on-jobs and upward consolidation under demographic decline, RIETI Discussion Paper Series 26-E-063, Sep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