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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 SNS가 전통 미디어를 바꾸는 5가지 방식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1. "아직도 TV 뉴스를 믿으시나요?"
퇴근길 지하철, 스마트폰으로 짧은 뉴스 영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나요? "방금 본 이 뉴스, 왠지 아까 SNS에서 본 화제의 게시물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데?"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뉴스를 소비하는 지형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습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의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대륙은 여전히 TV 뉴스가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SNS가 뉴스 소비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연령대별 차이는 극명합니다. 18~24세 청년층은 SNS를 통해 세상을 보는 반면, 55세 이상 고령층은 여전히 TV 뉴스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는 전략적 지점이 있습니다. SNS를 전혀 하지 않는 고령층조차 'SNS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전통 미디어는 SNS에서 발생한 논란을 TV 화면으로 증폭시켜 오프라인 관중에게 전달하는 '거대한 확성기'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SNS는 당신의 취향을 감시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오늘날 언론사에 SNS는 단순히 기사를 유통하는 창구가 아닙니다. 실시간으로 독자의 반응과 어조를 파악하여 보도 전략을 수정하는 정교한 피드백 도구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경제적 절박함'이 깔려 있습니다. 과거 신문사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생활 정보 광고(Classified ads) 시장을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빼앗기면서, 언론사들은 생존을 위해 디지털 광고 수익과 클릭 수에 매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클릭 편향(Click Bias)'의 시작입니다.
Cagé, Hervé, Mazoyer(2020)의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 언론사들은 트위터(X)에서 특정 주제가 화제가 되면 실시간으로 이를 모니터링하여 보도량을 즉각 늘립니다.
Leung and Strumpf(2022)는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권위지들조차 기사 발행 후 SNS상의 부정적 피드백을 확인하면 클릭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목을 동적으로 수정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소셜 미디어 반응에 따른 기사 수정이 온라인상의 가시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논의의 톤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여 정파적 편향(Partisan Slants)을 강화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3. 왜 모든 뉴스 채널이 똑같은 이야기만 할까? (동질화의 함정)
SNS 피드백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은 '미디어 다원주의'의 실종입니다.
언론사들이 SNS에서 '잘 팔리는' 데이터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책이나 경제 지표처럼 사회의 뼈대가 되는 경성 뉴스(Hard News)는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대신 가십이나 연예, 자극적인 화젯거리 위주의 연성 뉴스(Soft News)가 뉴스룸의 헤드라인을 장식합니다. 여러 매체가 동일한 SNS 알고리즘의 신호를 따라가다 보니 보도 내용이 천편일률적으로 변하는 '동질화(Homogenization)' 현상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이는 유럽 미디어 자유법(EMFA)이 수호하고자 하는 '미디어 다원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다양한 관점이 사라지고 클릭 수라는 단일 잣대로 뉴스가 필터링되는 구조는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는 독소 요인이 됩니다.
4. 종군 기자 대신 '시민 저널리스트'가 전쟁터에서 보내는 목소리
물론 SNS가 저널리즘에 기여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렵거나 위험한 분쟁 지역에서 SNS는 현장의 진실을 전하는 '필수적 도구'가 됩니다.
Hatte, Madinier, Zhuravskaya(2022)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사례를 통해, 분쟁 지역 시민들이 올리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가 어떻게 뉴스의 흐름을 바꾸는지 분석했습니다. SNS 포스팅이 늘어날수록 TV 네트워크의 보도량도 동반 상승하며, 보도의 성격 또한 민간인의 고통에 더 집중하는 감정적인 어조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검증의 부재: 소규모 매체들은 SNS상의 조작된 콘텐츠를 걸러낼 인프라가 부족하여 허위 정보를 확산시킬 위험이 큽니다.
보도의 획일화: 한정된 온라인 소스에 의존하다 보니,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매체들조차 현장 기자를 보내는 대신 똑같은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보도의 질적 하향 평준화를 초래합니다.
5. 정치인의 SNS 포스팅: 에디터의 필터를 우회하는 직통 노선
정치인들에게 SNS는 전통 미디어의 엄격한 편집(Desking) 과정을 우회하여 대중에게 직접 자신의 아젠다를 주입하는 '치트키'가 되었습니다.
Marques-Pereira(2023)의 연구와 GDELT의 시각화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정치인의 SNS 포스팅이 TV 뉴스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그의 SNS 계정(@realDonaldTrump 등)이 미 케이블 뉴스 화면에 노출된 시간은 2020년 39.9시간, 2024년(트루스 소셜 포함) 27.0시간에 달했습니다.
의회 의원들: 트럼프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 의원들의 SNS 태그 역시 2020년 13.3시간, 2024년 11.4시간 동안 뉴스 화면을 장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두 가지 방식으로 여론을 형성합니다. 첫째는 필터링(Filtering)으로, 수많은 포스팅 중 어떤 것을 뉴스로 다룰지 선택하는 단계입니다. 둘째는 슬랜팅(Slanting)으로, 같은 포스팅이라도 어떤 어조로 전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CNN의 트럼프 트윗 보도는 시청자들의 지지율을 하락시킨 반면, Fox News의 보도는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결과적으로 SNS 포스팅은 TV라는 확성기를 타고 온라인에 있지 않은 유권자들의 투표 의향까지 뒤흔드는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됩니다.
6. 디지털과 전통 미디어의 공생,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SNS와 전통 미디어의 상호작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손'이 저널리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제도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공유형 팩트체크 인프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언론사들을 위해 EU 차원의 팩트체크 허브를 구축하여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투명성 공시 및 아카이브: 정치인의 SNS 포스팅이 보도의 출처일 경우 이를 명확히 공개하고,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공적 아카이브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공공 저널리즘 지원: '클릭 수'라는 상업적 논리에서 벗어나 미디어 다원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탐사 보도에 대한 보조금과 공적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법은 알지만, 우리 사회에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뉴스는 정말 편집자의 가치 있는 선택일까요, 아니면 알고리즘이 설계한 정교한 유도일까요? 이제는 뉴스를 보는 우리 자신이 이 거대한 미디어 실험실의 관찰자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Source: Jaime Marques-Pereira, Social Media and Traditional Media, Econpol, ifo Institute,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