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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보너스를 주는 계약? 공공의 이익을 구원할 '환불 보너스'의 마법
필자 Econ Blog_K의 공개 원문을 허락받아 자동 수집했습니다. 문장과 이미지 순서를 보존하고 지면 폭만 조정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노해인 · 진행 / 차우진 · 분석

경제학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에게 절망적인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제방이나 도로 같은 '공공재'는 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정부의 강제적인 세금 징수 없이는 결코 충분히 공급될 수 없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최신 행동경제학 연구는 우리가 그동안 무거운 가방을 바퀴도 없이 묵묵히 끌고 왔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 계약서에 단 한 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무임승차'와 '정보 비대칭'이라는 고질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마법 같은 해법이 있습니다.
1. 당신의 20달러가 허공에 날아갈까 봐 두려우신가요?
당신이 홍수 위험이 있는 마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6피트 높이의 제방만 있으면 모두가 안전해지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야 합니다. 이때 당신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내가 20달러를 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안 내서 제방이 반만 지어지면 내 돈만 날리는 거 아냐?" (확신 문제, Assurance problem). "반대로 나 하나쯤 안 내도 남들이 다 내서 제방이 지어지면, 난 공짜로 혜택을 볼 텐데?" (무임승차자 문제, Free-rider problem).
폴 사무엘슨(Paul Samuelson) 같은 고전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이라면 결국 아무도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 결론지었습니다. 각자가 '안 내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도 유리한 지배적 전략(Dominant Strategy)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 이 전략적 판도를 완전히 뒤집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환불 보너스'입니다.
2. 첫 번째 통찰: 실패할수록 이득인 계약, '지배적 확신'의 탄생
알렉스 타바록(Alex Tabarrok)이 제안한 '지배적 확신 계약(Dominant Assurance Contract)'은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합니다. 프로젝트가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해 실패할 경우, 기여자에게 원금만 돌려주는 게 아니라 '환불 보너스(Refund Bonus)'라는 소액의 보상금을 얹어주는 것입니다.
이 보너스는 '기다리는 것이 이득'이었던 사람들의 계산기를 새로 두드리게 만듭니다. 특히 모든 이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K=N), 참여는 완벽한 '지배적 전략'이 됩니다. 거절하면 확실히 0원을 얻지만, 참여하면 프로젝트 성공 시 '공공재의 혜택'을, 실패 시 '보너스'를 얻기 때문입니다.
"환불 보너스는 공동 프로젝트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기여자에게 지급되는 소액의 보상입니다. 이 단 하나의 계약 조항은 펀딩의 전략적 성격을 변화시키며, 공공재의 민간 공급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메커니즘은 비관주의를 낙관주의로 바꿉니다. 이제 사람들은 "실패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는 대신, "실패해도 보너스를 받으니 일단 참여하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3. 두 번째 통찰: "실제로 지불될 일은 없습니다" — 약속의 마법
환불 보너스의 가장 역설적인 지점은 이 보너스가 실제로 지불될 일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게임 이론에서는 이를 '평형 경로 외부(Off-equilibrium path)'의 원리라고 부릅니다.
보너스를 주겠다는 약속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이 참여할 강력한 유인이 생깁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참여하여 프로젝트는 성공하게 되고, 성공했으니 기업가는 보너스를 한 푼도 내줄 필요가 없습니다. 즉, "약속은 일을 하지만, 지갑은 닫혀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다이아몬드-딥비그(Diamond and Dybvig)의 예금 보험 모델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예금이 안전하다는 확신만 있으면 뱅크런은 일어나지 않고, 뱅크런이 없으니 국가가 보험금을 지급할 일도 생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4. 세 번째 통찰: 진짜 좋은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강력한 보증서'
환불 보너스는 단순한 참여 독려책을 넘어, 프로젝트의 질을 판별하는 '신호(Signal)'가 됩니다. 2024년 <Management Science>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장기 보증(Long Warranty)'과 같습니다.
고장 나지 않을 물건을 파는 판매자만이 긴 보증 기간을 약속할 수 있듯, 성공을 자신하는 기업가만이 '실패 시 보너스'를 저렴하게 약속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패할 게 뻔한 나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이는 보너스 지급 리스크 때문에 이 계약을 제안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실험 결과, 기업가가 보너스를 직접 선택할 때 '좋은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45.9%에 달했지만, 보너스 선택권이 없을 때는 17.5%로 급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보너스가 걸린 프로젝트에 79%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실패하면 돈을 얹어주겠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가장 강력한 자신감의 표현인 셈입니다.

5. 네 번째 통찰: '알박기'를 멈추게 하는 혁신적 해법
환불 보너스의 마법은 '알박기(Holdout problem)'라 불리는 자산 결합 문제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공공 프로젝트를 위해 땅을 모을 때, 마지막 한 사람이 버티며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공공재 공급의 거울 쌍(Mirror image)과 같은 문제입니다. 한쪽이 기여를 안 해서 문제라면, 이쪽은 과하게 추출하려 해서 문제입니다.
2026년 <Journal of Urban Economics>에 발표된 연구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매각에 동의한 지주에게 사업 무산 시 '실패 보너스'를 약속하자, 협상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보너스가 없을 때 10%에 불과했던 사업 성공률은 보너스 도입 후 25%로 치솟았고, 실질적인 거래 효율성(Realized Efficiency)은 0.10에서 0.20으로 정확히 두 배 증가했습니다. 보너스가 지주들로 하여금 '사업 무산'을 무기로 버티는 전략을 포기하게 만든 것입니다.

6. 결론: 바퀴 달린 가방은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경제학자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는 '바퀴 달린 가방'의 사례를 들어 금융 혁신의 속도를 꼬집었습니다. 가방에 바퀴를 다는 기술은 수십 년 전에도 있었지만, 우리가 실제로 그 가방을 끌기까지는 수 세대가 걸렸습니다. 환불 보너스 이론이 나온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공공의 이익을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바퀴 없는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낑낑거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쉬 균형'과 '사회적 잉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작은 바퀴, 즉 환불 보너스라는 도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다음 공공 프로젝트에 이 작은 '보너스 조항' 하나를 추가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요? 아마도 그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제방들이 마을 곳곳에, 그리고 우리 사회의 도처에 세워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의 20달러는 이제 낭비될 걱정 없이, 더 큰 미래를 향한 투자가 될 준비가 되었습니다.
Source: Timothy N. Cason et al., JUE Insight: Breaking ground: Can refund bonuses solve the holdout problem?, Journal of Urban Economics, vol 150, Nov. 2026